[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이준영이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대표작을 만날 조짐이다. JTBC 토일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이 시청자들의 입소문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심에는 단연 이준영이 있다. 그동안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며 ‘열일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그가 이번엔 주연으로서 흥행까지 견인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신입사원 강회장’은 재계 서열 상위권 대기업 회장 강용호(손현주 분)와 축구선수 황준현(이준영 분)이 뜻밖의 사고를 계기로 영혼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코미디다. 황준현의 몸에는 강용호의 영혼이 들어가고, 혼수상태에 빠진 강용호의 몸 안에는 황준현의 영혼이 깃드는 설정이다.

이야기의 성패는 결국 황준현의 몸속에 들어간 강용호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표현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어려운 과제를 이준영이 해내고 있다.

이번 작품은 이준영의 첫 본격적인 1인 2역 도전작이다. 단순히 두 명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20대 축구선수와 70대 재벌 회장을 한 몸 안에서 동시에 표현해야 한다. 특히 상대 배우가 대선배 손현주라는 점에서 부담은 더욱 컸다. 손현주 특유의 말투와 호흡, 표정과 몸짓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면서도 자신의 연기로 재해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준영은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유분방한 청년 황준현의 겉모습에서 중요한 순간엔 강용호 회장의 노련함과 권위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덕분에 작품 역시 최고 시청률 9.5%(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그동안 이준영은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왔다. 영화 ‘모럴센스’ ‘용감한 시민’ ‘황야’를 비롯해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 ‘D.P.’ ‘일당백집사’ ‘마스크걸’ ‘로얄로더’ ‘폭싹 속았수다’ ‘약한 영웅 Class 2’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D.P.’의 현민, ‘마스크걸’의 부용, ‘폭싹 속았수다’의 박영범, ‘약한 영웅 Class 2’의 금성제 등은 짧은 등장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각인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강점이 오히려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다. 화제성은 늘 이준영에게 쏠렸지만 정작 작품의 중심에 서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24시 헬스클럽’ 등 본인의 주연작들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별출연이나 조연으로는 강렬했지만 주연 배우로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흥행작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과 흥행 성적이 좀처럼 함께 가지 못했던 셈이다.

그런 점에서 ‘신입사원 강회장’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단순히 또 하나의 출연작이 아니라 이준영이 주연 배우로서 시청률을 견인하고, 연기력까지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손현주, 장혜진, 진구 등 탄탄한 연기 내공을 지닌 배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오히려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 속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쉼 없이 달려온 이준영은 매 작품마다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왔다. 이제 이준영은 ‘신입사원 강회장’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작품의 중심에 새기고 있다. 과연 이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며 진정한 인생작을 완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