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복귀 무산’ 먼 길 돌아 다시 선 마운드
최근 2G 연속 QS…여전히 ‘피하고 싶은 투수’
예기치 못한 공백기에 “꽉 찬 야구장 상상”
ML 진출? “시기상조…매 등판 최선 다할 것”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막막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인데…”
‘로드 투 마운드’는 생각보다 더 길고 험했다. 재활 막바지 들이닥친 뜻밖의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돌아온 키움 안우진(27)은 “마운드에 서는 순간의 감정은 평생 잊을 수 없다”며 “오랜 시간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소속팀의 상황만큼이나 시련도 적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친 뒤 복귀를 준비했지만, 훈련 도중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계획이 틀어졌다. 유독 먼 길을 거친 안우진은 1군 재활 등판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선발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자리를 비운 사이 팀도 휘청였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고, 올해 역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안우진은 여전히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로 꼽힌다. 올시즌 10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 중이다. 득점 지원이 부족한 탓에 승수는 많지 않지만, 최근엔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를 작성하며 건재함을 입증했다.
그 이면엔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안우진은 “아무래도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알은 더 많이 뱄다. 기분 좋은 정도의 근육통”이라며 “매년 루틴은 동일하다. 투구 영상을 확인하면서 연구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수정해 나가고 있다. 회복에도 잘 신경 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투구 패턴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그는 “속구 비율을 높였다. 던질 때 손목 각도나 팔이 내려오는 길이 등을 코치님과 상의했다”며 “원래 내가 던지던 느낌이 아니라는 피드백이 있어 그 부분을 조정했다. 조금이나마 감각이 돌아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크볼은 많이 던지지 않고 있다. 여유 있는 경기가 많지 않았다. 주로 캐치볼할 때 연습하고 있다”며 “(라울) 알칸타라나 (하)영민이 형 등 포크볼을 구사하는 선수들에게도 물어보고 있다.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갈고 닦고 있다”고 부연했다.
뜻하지 않게 길어진 공백기에 속앓이도 했다. 안우진은 “막막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재활 막바지에 또 다쳐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었다. 그래도 어차피 복귀할 거라고 생각하며 꽉 찬 야구장을 상상했고, 묵묵히 준비했다. 잘 이겨내고 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건강의 중요성도 다시금 절감했다. 안우진은 “주변에서도 액땜이라고들 말씀해 주셨는데, 나 역시도 그런 느낌이었다”며 “안 아픈 게 제일이다. 당장의 성적보다도 일단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안우진은 차기 빅리거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된다. 실제로 고척에서는 메이저리그(ML) 구단 스카우트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정작 본인은 선을 그었다. 그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항상 매 등판 최선을 다하는 게 첫 번째다. 앞으로 더 잘해야 기회가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안우진은 “창간 41주년 축하드린다. 가끔 신문을 보면 나도 나오길래 챙겨가기도 한다”며 “팬분들께도 항상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