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싱크로율이요? 거의 100%죠!”
배우가 자신의 배역을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토록 깊은 애정을 드러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홍내에게 윤동현은 단순히 연기한 캐릭터가 아닌 자신의 시간과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인물이었다.
“드라마 속 제 마지막 장면이 전역하는 장면이에요. 소대원들에게 인사하고 떠나는데, 저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드라마가 끝나는 마음과 실제 윤동현이 전역하는 마음이 비슷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홍내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티빙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이하 ‘취사병’)를 떠나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극 중 윤동현이 전역을 앞두고 소대원들과 작별한 것처럼, 이홍내 역시 작품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제가 워낙 군대를 좋아해요. 동시에 군대물도 정말 좋아했고요. 마침 저에게 이런 작품이 와서 너무 좋았어요. 제대로 준비해서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윤동현은 강성재(박지훈 분)의 선임이자 말년 병장이다. 전설의 취사병으로 거듭나는 강성재와 달리 ‘지옥에서 온 손맛’을 가진 인물이다. 하지만 험악한 첫인상과 달리 누구보다 먼저 강성재의 편에 서며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많은 분들이 ‘왜?’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저랑 (박)지훈이는 요리 학원도 같이 다녔어요. 저는 요리를 못해야 하는 캐릭터인데 ‘왜 배웠지?’ 싶으실 수도 있지만, 덕분에 칼질이나 불 앞에서 웍질하는 장면도 다치지 않고 촬영할 수 있었어요.”
‘취사병’은 평범한 취사병 강성재가 요리 천재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여기에 판타지적 요소가 더해지며 강성재의 음식을 맛본 인물들은 모두 황홀한 리액션을 선보인다. 이른바 ‘취랄한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배우들의 과감한 표현력이 화제를 모았다.
“사실 부담감이 있었어요. 과감하게 여러 시도를 해야 하는 장면들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장면에서 빼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더 과감하게 하려고 준비했죠. 사실 처음에 콩나물국 리액션 장면이 정말 어려웠어요. 그런데 또 이런 건 기세 아니겠습니까.”

이홍내를 비롯한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은 작품 속 명장면으로 이어졌다. 박지훈이 미역 옷을 입고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부터 극 중 가상 아이돌 그룹 미각보이즈가 실제 음악방송 무대까지 진출한 것 역시 화제였다.
“미각보이즈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결과물을 보고 저도 박수 쳤죠. 제가 참여했다면 삐걱거리지 않았을까요? 만약 했다면 ‘단백동현’ 정도였을 것 같아요.(웃음)”
유쾌한 작품답게 촬영 현장의 분위기도 남달랐다. 박지훈을 비롯해 윤경호, 한동희, 이상이 등 배우들은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작품의 매력을 더했다. 그 중에서도 이홍내에게 있어 윤동현은 더욱 특별했다.
“윤동현과 저의 싱크로율은 거의 100%예요. 이런 경우가 정말 흔치 않거든요. 저는 동현이를 그냥 저라고 생각했어요. 실제 제 군 생활이 많이 투영돼 있었어요. 저도 뭐든 열심히 하는 편인데 가끔은 어리숙하게 보일 때가 있거든요. 동현이도 그런 부분이 닮았던 것 같아요.”

그는 카메라 밖에서 함께 작품을 완성한 이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배우들이 빛날 수 있도록 묵묵히 힘을 보탠 제작진에게도 ‘전우애’를 느낀 셈이다. 그래서 이홍내는 ‘특별히 많이’ 감사한 분들의 실명 토크를 강조했다.
“최룡 작가님, 스튜디오N 훈영 PD님, 스튜디오드래곤 태훈 CP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싶어요. 저를 캐스팅하는 게 큰 도전이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저를 믿어주셨어요. 촬영 감독님, 조명 감독님도 저를 정말 예뻐해 주셨고요. 제 성격이 원래 너스레를 잘 떠는 편이 아니라 표현을 많이 못했지만, 저에게는 정말 든든한 제 편이었어요. 큰 어른들이었고, 윤동현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도록 받쳐준 분들이죠.”

‘취사병’이 이홍내에게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좋은 작품을 만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구경이’, 영화 ‘카운트’ ‘뜨거운 피’ ‘프로젝트 Y’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미디도 되는 배우’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정말 큰 자신감을 얻었어요. 사실 제가 가진 반항적이고 강한 이미지 때문에 윤동현을 낯설어하실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걱정과 달리 너무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강렬함을 벗고 친근함을 입은 이홍내에게 ‘취사병’은 스스로에게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게 한 작품이자 ‘배우’ 이홍내의 다음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 전역 신고식이었다. 작품 속 윤동현은 전역을 명 받았지만, 배우 이홍내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