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명한 ‘학범슨’ 김학범 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현장에서 세계 축구의 흐름과 전술의 변화를 진단한다. 중남미 전문가인 학범슨의 분석을 기반으로 홍명보호의 월드컵 대응 전략도 심도 있게 다룬다.<편집자주>
첫 골이 중요하다. 아프리카 팀은 가능성이 있으면 굉장히 힘있게 도전하는 스타일이다. 우리를 이기면 올라가기 때문에 빌미를 주면 안 된다. 체코와 무승부를 거두면서 분위기도 바꿨을 것이다. 반면 우리는 멕시코에 패배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유리한 건 분명하지만 원래 비겨도 되는 경기가 가장 위험하다. 100% 전력을 다해야 한다. 오히려 상대보다 더 절박하게 임해야 한다. 실력은 기본이지만 정신적으로 잘 준비하고 경기에 나가면 좋겠다.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템포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성급하게 덤비면 당한다. 차분하게 우리 수비를 하면서 상대를 압박하는 운영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수비적으로 할 건 아니다. 우리가 주도권을 쥐면 상대가 급해진다. 어차피 급한 쪽은 남아공이지 한국이 아니다. 상대가 공격 작업하는 시간은 길지 않은 게 좋다. 반대로 우리가 공격을 할 때 상대가 초조해진다. 두 골 차 정도만 되면 남아공 선수들은 힘이 순식간에 빠질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사이드백을 계속 바꾸고 있는데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상대 특성에 맞게 변화를 주고 있는 것 같다. 두 경기에서는 수비적으로 모두 괜찮았다. 멕시코 레벨의 공격을 잘 막아냈으니 수비는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아쉬운 건 결국 공격이다. 홍명보호 공격이 살아나려면 사이드백의 위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너무 수직으로만 움직인다. 상황에 맞게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에 함께 가담해야 한다. 스리백에서는 사이드백도 공격수 기능을 함께해야 한다. 중앙 숫자 싸움에 함께 힘을 실어줘야 공격의 스피드가 살아나고 위력도 배가된다.
사견으로 손흥민은 남아공전에서 한 건 할 것 같다. 아직 골을 넣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큰 선수다. 기다리면 된다. 충분한 기량을 갖고 있으니 맞는 시점에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 생각한다. 원래 큰 대회에서는 큰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활약한다. 지금은 ‘믿음의 힘’이 필요하다. 아직 체력이나 기술적으로 크게 문제도 없다. 손흥민을 믿자.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