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력의 폭력적 강압…기업 경쟁력 깎고 지역 갈등 부추길 것”
“지방 간 공정한 유치 경쟁 룰 만들고, 최종 선택은 기업에 맡겨야”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두고 “제2의 반도체 빅딜”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국가권력이 민간기업의 입지를 강제로 결정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화를 부를 것이라며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을 불러 모아 ‘호남 반도체 투자’를 발표한다고 한다”며 “그러나 이 정권의 어느 누구도 ‘왜 호남인가’에 대해 단 한마디 설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1998년 김대중 정부 시절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넘어갔던 ‘반도체 빅딜’에 빗대며 맹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당시 정치권력이 은행을 앞세워 반도체를 빼앗은 흑역사가 28년이 흐른 지금 또다시 재현되고 있다”며 “이번에는 호남을 콕 집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둘 다 무조건 대규모 투자를 하라는 식의 폭력적 강압을 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의 자율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불과 보름 전 ‘반도체 공장은 전력, 땅, 사람, 물이 다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던 SK 회장이 자율적으로 입지 여건이 열악한 호남을 선택했다고 믿을 수 있겠느냐”며 “정부가 5대 입지 요소(전력·용수·인력·부지·소부장)에 대한 채점표를 갖고 있다면 즉각 공개하고 검증받아야 하지만, ‘닥치고 무조건 호남’이기에 그런 것이 존재할 리 없다”고 꼬집었다.
최근 경북 구미시가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평당 148만 원인 부지를 단돈 1,000원에 제공하겠다고 나선 사례를 언급한 유 전 의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호남 몰아주기가 소멸 위기에 처한 다른 지방의 절박함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전과 방폐장은 영남에 집중되어 있는데 반도체는 왜 호남인지 과연 영남과 충청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지역 간 첨예한 갈등을 우려했다.
유 전 의원은 이러한 정치적 개입이 결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로 직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합리적 근거도, 공정한 경쟁도 없는 결정은 당장 두 기업의 경쟁력과 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정치가 투자 입지까지 결정하는 것을 본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반도체 산업을 외면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지금이라도 호남 반도체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지방의 반도체 유치를 돕기 위한 인프라 지원책을 먼저 제시하고 경쟁의 룰만 정해야 한다”며 “각 지역이 자신들의 유치 조건을 걸고 경쟁하게 한 뒤, 최종 선택은 기업이 하도록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이미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정부가 반도체 산업 정책에서도 심각한 실패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국정 기조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했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