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항상 좋은 공을 던지지만…오늘은 기가 막혔다.”

한껏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엔 에이스의 호투만 한 게 없었다. ‘국가대표 포수’ 김건희(22)는 “(안)우진이 형의 모든 구종이 좋았고 최고의 투수다웠다”며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데뷔 첫 4안타를 터뜨린 날에도 시선은 자신의 기록보다 안우진(27)을 향했다.

키움은 30일 고척 LG전에서 마운드의 무실점 릴레이와 장단 11안타를 앞세워 6-0 승리를 거뒀다. 28승1무50패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9위와 격차도 어느덧 3.5경기 차로 좁혔다. 최근 구단 최다 연패 타이의 불명예를 뒤로하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개인 기록도 이어졌다. 5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김건희는 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데뷔 첫 4안타를 터뜨리며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를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25년 9월23일 수원 KT전 등 9차례 작성한 3안타 경기였다.

한때 부진이 무색할 정도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407에 달한다. 전날 경기에서도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날려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공수에서 제 몫을 다했다. 8회말엔 좌중간 안타를 친 뒤 3루까지 내달리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경기 후 김건희는 가장 먼저 코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경기 전 강병식 코치님께서 타석에서 어떻게 승부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며 “특히 상대 투수가 이전 경기에서 어떤 투구를 했는지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라고 조언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장영석 코치님께서도 타격뿐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두 코치님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안우진을 향한 칭찬도 쏟아졌다. 이날 안우진은 5.2이닝 1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삼진 11개를 솎아냈다. 김건희는 “초구부터 버리는 공 없이 최대한 빠르게 승부하자는 얘기를 했는데, 기가 막힌 공을 던져줬다”고 귀띔했다.

6회초 2사 전까지 매 이닝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건희는 “우진이 형은 항상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지만, 이번엔 모든 구종이 다 좋았고 완벽했다”며 “안타 한 개를 맞은 뒤 많이 아쉬워하길래 ‘충분히 잘 던졌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최근엔 감독 추천 선수로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팬분들의 응원에 많은 힘을 얻고 있다”며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라 정말 기쁘다. 잘 준비해서 즐겁게 뛰고 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할 테니 앞으로도 계속 믿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