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35년 외길 장인이 쓴 첫 인문서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그날 케네디 대통령이 카우보이모자를 썼더라면 역사는 달라졌을까.”

단순한 가정처럼 보이지만, 모자 하나가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바꿔왔는지를 풀어낸 인문서가 출간된다.

오는 7일 출간되는 ‘모자 인문학-모자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는 35년 동안 모자 산업에 몸담아온 고호성 대표가 집필한 인문 교양서다. 모자를 패션 소품이 아닌 시대와 문화, 정치, 예술을 읽는 키워드로 풀어냈다.

저자는 연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뒤 무역업계와 모자 제조업을 거쳐 현재 스포츠 캡 제조·수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35년 동안 세계 각국의 모자를 연구하며 축적한 자료를 이번 책에 담았다.

책은 1882년 사라 베르나르가 무대에서 선보인 페도라, 체 게바라의 베레모, 뉴욕 거리의 뉴스보이 캡,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야구모자까지 시대를 상징한 모자의 역사를 따라간다.

잘못 알려진 상식도 흥미롭게 소개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나마모자’다. 이름과 달리 실제 원산지는 파나마가 아닌 에콰도르다. 에콰도르에서 생산된 모자가 파나마를 거쳐 세계로 수출되면서 지금의 이름이 굳어졌다는 설명이다. 에콰도르는 170년 넘게 국제사회에 명칭 바로잡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파나마모자’라는 이름이 통용되고 있다.

카우보이모자 스텟슨의 역사도 담겼다. 1865년 탄생한 스텟슨은 한때 소 한 마리 값과 맞먹을 정도로 귀한 모자였으며,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책은 단순히 모자의 유래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문학과 미술, 스포츠, 대중문화까지 모자를 통해 시대의 변화와 인간의 삶을 읽어낸다. 르네 마그리트, 천경자, 오드리 헵번, 체 게바라 등 시대를 대표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았다.

고호성 저자는 “모자는 단순한 복식이 아니라 시대의 상처와 희망을 담아낸 문화의 그릇”이라며 “독자들이 오늘 쓰는 모자 하나에도 인류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