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국내 멀티플렉스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던 롯데컬처웍스와 콘텐트리중앙의 합병 논의가 결국 무산됐다. CJ CGV에 맞설 새로운 경쟁 구도 형성을 기대하게 했던 양사의 협력은 별다른 진전 없이 종료되며 두 회사는 각자의 생존 전략을 이어가게 됐다.

롯데컬쳐웍스와 콘텐트리중앙은 지난해 5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관련 절차를 검토해왔다. 당시 양사의 결합은 국내 극장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됐다. 멀티플렉스 업계 1위인 CGV에 맞서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힘을 합칠 경우 점유율 확대는 물론, 콘텐츠 투자와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당초 설정한 유효기간 내 합병 절차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올해 3월 한 차례 MOU 연장까지 이뤄졌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사실상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CGV의 독주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병을 검토했지만 중앙콘텐트리의 현재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한 차례 MOU를 연장했음에도 이후 논의가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고 귀띔했다.

특히 양사의 현재 상황도 다소 엇갈린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246억원, 영업이익 79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멀티플렉스 3사 중 유일하게 국내 사업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실적 회복의 신호탄이다.

반면 메가박스는 극장 사업뿐 아니라 콘텐츠 사업 전반의 재편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중앙그룹의 경영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의 4개 계열사에 대해 회생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그룹 차원의 재무 부담이 합병 추진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당초 양사의 합병은 단순한 사업 결합을 넘어 국내 극장 산업 재편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OTT 플랫폼의 성장과 관객 감소로 극장 업계 전반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병 논의가 종료되면서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다시 독자 생존 전략을 펼치게 됐다. 롯데시네마는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며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고, 메가박스 역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CGV에 맞설 ‘제2의 연합군’ 출범은 이뤄지지 않았다. 각자의 길을 선택한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변화하는 극장 시장 속에서 어떤 생존 전략으로 승부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