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최정 랜더스’인가

미래 위해 3루 고명준-1루 전의산 카드

“시간은 필요하다. 견고해질 것”

SSG 미래가 여기 달렸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SSG가 몇 년째 안고 있는 과제가 있다. '포스트 최정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해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이제는 달라야 한다. 일단 그림은 그렸다. 3루 고명준(24)-1루 전의산(26)이다.

SSG 3루의 주인은 단연 최정이다. 2005년 입단한 후 붙박이 3루수다. 리그 최고를 논하는 '거포'이기도 하다. 이 3루 자리에 '비빌 수 있는' 선수도 딱히 없었다.

세월이 무상하다. 최정도 나이를 먹는다. 39세가 됐다. '금강불괴'라 하지만, 조금씩 안 좋은 곳이 생긴다. SSG도 계속 대비는 했다. 마땅한 자원이 딱 등장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게 '최정 랜더스'가 계속됐다.

올시즌 고관절이 좋지 못하다. 3루 수비를 못할 정도는 아니다. 간헐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 시즌 타율 0.303, 18홈런 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4 기록하는 타자다. 당연히 관리해야 한다. 최정을 지명타자로 쓰면, 3루 자리가 고민이다.

SSG는 '3루 고명준' 카드를 택했다. 이숭용 감독은 "안상현과 고명준이 있는데, 고명준으로 가는 게 낫다고 본다. 본인도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게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 전의산을 잘 쓰기 위해서다. 1루수 자리를 놓고 전의산-고명준 경쟁 구도가 일찌감치 잡혔다. 전의산이 기대만큼 자리를 잡지 못했고, 국군체육부대에 다녀왔다. 지난 6월1일 전역해 다시 1군에서 뛰고 있다. 포지션은 여전히 1루수다.

고명준과 전의산을 동시에 기용하면 좌우 거포로 타선을 꾸릴 수 있다. 상대가 두려움에 떨 수 있는 듀오다. 최정까지 더하면 무시무시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건 '인내'다. 이 감독은 "시간이 걸린다. 최정이 다음시즌 수비를 많이 나가지 못할 수 있다. 3루 고명준-1루 전의산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적응하면 견고해질 것이라 본다"고 짚었다.

이어 "둘이 성장하지 않으면 우리 미래는 그렇게 밝지 못하다. 고명준 전의산 외에 정준재 김건우 전영준 박시후 등을 사실상 2년차 선수들의 성장도 중요하다. 준비 많이 했는데, 생각만큼 안 올라온다. 다시 시작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고명준은 충분히 보여줬다. 2025시즌 130경기, 타율 0.278, 17홈런 64타점, OPS 0.739 기록했다. 올시즌은 30경기에서 타율 0.293, 5홈런 15타점, OPS 0.808이다. 지표는 나쁘지 않다. 홈런이 줄었다.

전의산은 2022년 1군에 데뷔해 타율 0.249에 홈런 13개 날렸다. 거포 유망주라 했다. 이후 성장하지 못한 감이 있다. 올시즌 전역 후 24경기, 타율 0.280, 2홈런 12타점, OPS 0.793이다. 조금 더 힘을 내줄 필요가 있다.

‘마르고 닳도록’ 최정이 해줄 수는 없다. 다른 누군가 나와야 한다. SSG 미래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고명준-전의산을 찍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