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스포츠서울] SK 박진만이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주루하고 있다. 2015.06.02.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SK 박진만과 한화 권용관(이상 39)은 한국 나이로 40세다. 불혹의 나이에도 새파란 후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적지않은 나이에도 그들을 뛰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박진만은 지난 27일 문학 한화전에서 끝내기 투런포를 작렬했다. 그의 끝내기 홈런은 2004년 6월 9일 수원 LG전(현대 시절) 이후 무려 4035일만에 나왔다. 28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은 “이전 타석까지 직구 타이밍에 계속 밀렸다. 상대가 직구로 상대해올 것이라 생각하고 포인트를 앞에 두고 쳤다”면서 “홈런을 쳤을 때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느낌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잘 맞았다 생각했고 제발 넘어가라고 속으로 빌었다”고 웃었다.

박진만이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날 상대팀의 권용관은 홈런을 터뜨리며 최고령 유격수 홈런 기록을 가져갔다. 이전까지 이 기록의 주인공은 박진만이었다. “권용관에게 기록을 내줬는데 다시 가져와야지 않겠는가”라는 말에 박진만은 “자꾸 최고령이라고 하지 말아달라. 최고령 기록을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박진만은 경기 전 “이제 계속 뛰면 힘들다. 오늘은 쉴 것 같다”고 말했지만, 이날도 1루수, 6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그는 “권용관이나 나같은 고참들이 잘해야 한다. 우리가 잘해야 후배들도 ‘저 나이에 저렇게 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노력할 것 아닌가. 우리를 보면서 나태해지지 않길 바란다”고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박진만은 이날도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나갔고, 볼넷 2개를 얻어내는 등 집중력을 발휘했다. 권용관 역시 5회 희생번트를 침착하게 성공시키고, 7회 선두타자로 나와 3루 방면 깊숙한 땅볼을 친 뒤 전력질주 후 슬라이딩까지 해 1루에서 세이프되는 집념을 후배들에게 보여줬다.

문학 |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