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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화장박물관 유상옥 관장.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코리아나화장박물관 유상옥(82) 관장(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눈길을 끈다.

유상옥 관장은 최근 자신의 고향인 충남 청양군에 애써 수집한 유물 200여점을 무상으로 기증했다. 삼국시대 토기를 비롯해 고려청자, 조선 백자, 청동거울 등 값비싼 유물들이다.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코리아나화장품을 창업해 동종업계에서 순위권에 드는 회사로 성장시킨 그는 샐러리맨 시절부터 월급을 쪼개 유물을 모은 것으로 유명하다. 1970년대 제약회사에 월급쟁이로 근무하던 시절 우연히 인사동에서 옛 물건을 구입한 것이 계기가 돼 40년 넘게 유물을 수집해왔다.

사실 월급을 쪼개 그림 한 점, 조각 한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지금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40년 전은 어땠을까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옷 사 입을 돈, 먹을 돈을 아껴 그림을 한 점 사고, 옛 물건을 구입하곤 했다고. 구입한 그림이나 유물을 머리맡에 놓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는 유 관장이 그렇게 애써 모은 유물을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유 관장의 유물 기증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됐다. 2009년 우리 나라에 박물관이 세워진 10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에 유물 200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덕수고등학교에 120점을 기증했다. 또 청양군 문화원과 청양군 대치면 상감리에 위치한 농촌박물관에도 유물을 기증하는 등 꾸준히 사회환원을 하고 있다.

“좋은 것은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이 취약한 지역 사회 환원을 적극 실천하는 중이다. 어렵게 모은 유물을 기증하는 게 아깝지만 기증을 통해 귀한 유물을 더 많은 사람이 감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보람있다는 유 관장은 “신사동에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을 지어 꾸준히 전시를 하는 이유도 유물을 더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의 소장품인 우리 나라 유물을 영국,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주요 도시에서 전시해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있다.

“우리 유물을 감상한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수준에 감탄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기업인이지만 단순히 돈벌이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문화를 외국에 알리고 우리 국민들에게도 알려 자긍심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유 관장의 아름다운 문화운동에 박수를 보낸다.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