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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LG 신인 외야수 안익훈이 비에 씻겨 내려갈 뻔했던 생애 첫 선발 출장 기회를 되살렸다.
안익훈은 16일 벌어진 KIA와의 홈경기에 느닷없이 선발 출장 통보를 받았다. 안익훈은 대전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새파란 신인이지만 팀내에서 가장 수비가 좋은 외야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에는 주로 경기 후반에 대수비 요원으로 출장하다 이날 베테랑 이진영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갑작스럽게 선발 출장을 하게 된 것이었다. 설레는 가슴으로 깨끗한 유니폼을 갈아입고 1군 선발 데뷔전에 출격했지만 1회초 수비 도중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타구 한 번 잡지 못한채 경기가 중단됐다. 비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안익훈의 1군 선발 데뷔전은 공식기록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이튿날 선발 라인업에도 안익훈의 이름은 고스란히 올라가 있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17일 KIA전을 앞두고 “어제 훈련을 마친 뒤 이진영이 옆구리에 통증이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안익훈으로 바꿨는데 이진영의 컨디션이 아직 좋지 않아서 오늘도 안익훈을 그대로 내보낸다”고 밝혔다. 양 감독은 안익훈에 대해 “일단 싹수는 있는 선수”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수비는 완벽하다. 수비 범위도 넓고 어깨도 좋다. 타격은 앞으로 본인이 해결해가야 할 부분인데 맞히는 재주는 있다”고 평가했다.
양 감독은 안익훈이 한화 이용규 같은 선수를 롤모델로 삼아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격이 작아도 잘 때리고 발 빠르고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런 선수들이 프로야구를 많이 발전시켰다. 안익훈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이용규 같은 야구를 해야한다고 조언해준 적이 있는데 이제 갓 19살짜리 선수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껄껄 웃었다.
2번타자 중견수로 나선 안익훈은 1군 선발 데뷔전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당당하게 펼쳤다. 1회초 수비로 나서자마자 신종길의 깊숙한 타구를 여유있게 낚아채며 외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1회말 첫 타석에서는 포수 앞 보내기 번트로 작전 수행 능력도 자랑했다. 7회초 수비에서는 중견수 키를 넘길듯 했던 나지완의 타구를 잘 쫓아가 잡아냈고 7회말 공격에서는 빠른 발을 앞세워 3루수 쪽 땅볼 타구를 내야안타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4회말, 5회말 타석에서는 연달아 좌익수 플라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는 등 1군 투수들의 변화구에는 아직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과연 안익훈이 LG의 해묵은 과제인 ‘외야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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