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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결국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선택했다. 황선홍(47) 감독이 올시즌을 끝으로 포항 스틸러스를 떠난다.

포항 사정에 밝은 한 축구 관계자는 26일 “황선홍 감독이 최근 포항 구단에 올 시즌까지만 팀을 이끌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휘봉을 놓고 당분간 재충전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최근 영입설이 불거진 일본 세레소 오사카에도 올 시즌을 끝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포항과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황 감독은 본격적인 재계약 협상에 앞서 자신이 구상한 향후 계획을 이미 구단에 상세히 전했다. 5년간 몸담은 구단이 새로운 사령탑을 구하고, 새 체제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 일찌감치 뜻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수와 감독으로 레전드로 활약했던 친정팀에 대한 속깊은 배려였다. 황 감독은 포항 구단과 자신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과감한 용퇴를 결정했다.

황 감독이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은 지도자로서 폭 넓은 시야를 갖고, 더 깊이 있는 선진 축구를 습득하기 위해서다. 그는 2003년 현역 은퇴 이후 독일과 영국으로 1년간 지도자 유학을 떠난 바 있다. 당시 유럽 축구를 현장에서 체험하면서 얻은 전략과 전술이 사령탑으로서 성공을 거두는데 좋은 자양분이 됐다. 그로 인해 또 한번 지도자로서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이 관계자는 “황 감독이 이번이 아니면 세계 축구의 흐름을 읽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 전남 코치를 맡은 이후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올 시즌이 끝나면 휴식을 겸해서 축구 공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재충전 기간을 최대 2년으로 잡고 있다. 독일 영국 등의 유럽 클럽에서 지도자 연수를 진행하고 브라질 등 남미 축구도 현장에서 지켜볼 예정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낸 황 감독은 2003년 현역 은퇴와 함께 전남 2군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2007년 연말에 부산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첫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한 그는 2010년 11월 친정팀 포항으로 자리를 옮기며 지도자로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황 감독은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5년 동안 빛나는 성과를 통해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팀을 이끈 5시즌 동안 꾸준히 K리그 4위 이내 성적을 유지했고, 2012~2013시즌에는 2년 연속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2013 시즌에는 K리그와 FA컵을 석권하면서 국내 프로축구 사상 첫 ‘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황 감독은 지난 2013~2014시즌 2년간 외국인 선수 없이도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상위권을 질주하면서 ‘황선대원군’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제로톱을 필두로 한 패스 축구로 ‘스틸타카’라는 팀 컬러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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