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병모기자] 증권업계 전통의 강자인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4곳이 뛰어들어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대우증권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와 삼일회계법인은 2일 오후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KB금융지주, 그리고 우리사주조합이 참여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중국계 자본의 입찰은 없었다.
대우증권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금융위원회와 함께 보유한 보통주 1억4048만1383주(지분비율 43%)다. 이와 함께 산은자산운용의 보통주 777만8956주(지분비율 100%)도 산업은행 매각의 ‘패키지’에 포함됐다.
대우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자본총계 4조3049억원으로, NH투자증권(4조4954억원)에 이어 증권업계 2위다. 대우증권은 영업망도 커 전국에 103개의 영업점을 두고 있다.
패키지로 매각되는 산은자산운용(장부가 640억원)과 대우증권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2조5000억원대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3곳중 누구라도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어 치열한 인수경쟁이 예상된다.
대우증권 노조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이번에는 우리사주조합 형태로 예비입찰에 참여하고 향후 전략적투자자를 유치한다는 계획하에 입찰했다.
대우증권의 대주주 산업은행은 은행 내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통해 본입찰 적격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된 곳은 3∼4주에 걸쳐 대우증권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내달 초로 예상되는 본입찰에 참가하게 된다. 연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확정이 목표이다.
◇미래에셋, 1조 규모 유증하며 해외사업 위해 강한 의욕미래에셋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포기하고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지난 9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1차 유증가보다 하향조정한 2차 유증가(2만1750원)으로 인해 100% 청약을 받아도 총 9561억원 조달규모로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영업이 강한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미래에셋의 글로벌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의 인수의지가 가장 강했지만 인수시장이 과열돼 3조원 가까이 가면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자금력은?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달 29일 인수전에 뛰어들겠다고 예고한대로 입찰에 참여했다.대우증권의 풍부한 사업 경험과 경쟁력, 그리고 해외 인프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투자금융지주 역시 ‘총알’이 문제다. 한국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외 특수관계인으로 2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개인에게 대규모 증자를 하는 것은 부담이다. 또한 금융지주회사가 단독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 최소 30%는 지주회사가 인수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금융지주사 자체가 돈을 마련해야 한다. 게다가 이미 카카오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증권 인수는 추가부담이다.
◇KB금융, 의욕과 자금력 충분KB금융지주는 그룹내 금융계열사중 증권 분야가 가장 취약하다. 자본금 5800억원으로 경쟁자중 가장 소규모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B금융의 경우 자회사인 KB국민은행 배당만으로도 대우증권 인수가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을 정도로 자금동원력에서 최강이다.
KB금융지주 입장에서 대우증권은 LIG손해보험 인수(현 KB손해보험)에 이어 KB금융의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카드로 인식하고 있다. 은행-보험-금융투자 등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농협에 패해 한차례 기회를 놓친 아픔이 있다. 이때문에 예비입찰 후 태스크포스팀(TF)를 본격 가동해 본입찰에 철저하게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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