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미네소타 통해 MLB 진출 밝힌 박병호, 내 배트를 믿는다!
야구 국가대표팀의 박병호가 10일 대만 타이베이의 티엔무 구장에서 진행된 ‘2015 프리미어 12’의 공식 훈련에 참가해 배팅볼로 몸을 풀던 중 배트를 한 손에 쥔 채로 무게 중심을 잡고 있다. 2015.11.10. 타이베이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국내 프로야구의 한 유력 인사는 지난 여름 “베이스볼과 야큐와 야구는 각기 다른 스포츠 인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인사의 말처럼 미국과 일본, 한국의 프로야구는 각기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 질적 차이를 넘어 프로야구의 환경과 선수들의 플레이 성향,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철학은 리그 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한국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ML)는 다른 면이 많다. 클럽하우스 문화, 선·후배 문화, 언론 환경 등 그라운드 밖에서의 문화는 차이가 많다. 그라운드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일상적인 장면이 ML에선 큰 사건이 되기도 한다. 정 반대의 상황도 벌어진다. 가령 배트 플립(홈런을 친 뒤 배트를 던지는 행위)이 그렇다. 국내 프로야구에선 적잖은 타자들이 홈런을 친 뒤 배트 플립을 한다.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ML은 다르다. 배트 플립을 하면, 어김없이 빈볼이 날아온다. 타자가 투수를 조롱하는 행위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정 반대로, ML에선 깊은 슬라이딩이 어느 정도 묵과된다. 강정호에게 부상을 입힌 크리스 코글란이 별다른 비난을 받지 않은 이유다.

한국에서 ML에 진출하는 많은 선수들은 이러한 문화적 차이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다. 박찬호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 ML에 진출한 LA다저스 류현진과 피츠버그 강정호도 적응기간을 가져야 했다. 이런 이유 탓에, 미 현지 언론은 박병호의 성향에 대해 적잖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박병호의 배트 플립 행위가 대표적이다.

MLB닷컴은 10일(한국시간) 박병호와의 단독 교섭권을 얻은 구단이 미네소타 트윈스라는 점을 밝히면서, 박병호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했던 배트 플립을 소개했다. MLB닷컴은 ‘박병호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고, 스카우트 들로 부터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팬들이 알아야 할 점이 있다. 바로 그의 배트플립이다’라면서 박병호가 KBO리그에서 했던 배트 플립 세리머니 영상을 소개했다. 이 영상엔 박병호가 목동구장에서 NC 이민호를 상대로 좌월 홈런을 친 뒤 배트를 던지는 모습이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엔 박병호가 목동구장에서 LG 이동현을 상대로 중월 홈런을 친 뒤 배트를 집어던지고 몸을 뒤로 흔드는 영상도 첨부돼 있다. ML구성원들의 시각엔 ‘경악을 금치 못하는 행위’로 비춰질 만하다.

MLB닷컴은 ‘다행히도 박병호가 배트 플립 습관을 버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여름 뉴욕 타임즈가 보도한 한국 프로야구의 배트 플립 문화에 대한 기사를 소개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박병호가 배트 플립 습관을 버린 건 넥센 전 외국인 투수 브래든 나이트의 조언 때문이었다. 박병호와 긴밀한 친분을 갖고 있었던 나이트는 어느날 마음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했다. 나이트는 박병호에게 “미국 진출을 원한다면 배트 플립을 하지 말라. ML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야구 문화를 잘 알고 있는 나이트는 박병호가 ML진출을 원한다는 것을 인지했고, ML 진출시 문제가 될 만한 습관들에 대해 조언에 나선 것이었다. 박병호는 나이트의 조언을 받아들였고, 더 이상 배트를 던지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 MLB닷컴은 ‘박병호는 배트 플립 습관을 버렸다. 박병호는 ML에 와서도 잘 적응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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