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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스포츠서울DB)

위기에 빛을 발했다. 한국 축구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이승우(15·바르셀로나 유스)가 잠재력을 폭발하며 한국을 16세 이하(U-16) 아시아선수권 본선에 올려놓았다.
한국은 29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2014 U-16 아시아선수권 예선 H조 최종전 홈팀 라오스와의 맞대결에서 이승우가 혼자 4골을 모두 쓸어담는 맹활약으로 4-1 승리를 챙겼다. 3승1패(승점9)를 기록하며 말레이시아(승점10)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한 한국은 각 조 2위 10팀 가운데 상위 5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획득해 내년 태국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과 태국을 비롯해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중국 북한 베트남 네팔 말레이시아 카타르 시리아 홍콩 이란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등 총 16개국이 본선에서 겨룬다.
사실 한국은 지난 27일 말레이시아에 0-2로 일격을 당해 충격에 빠졌다. 이번 대회가 동남아 우기 끝자락에 열려 비가 올 때 강한 동남아축구 저력을 경계했으나 막상 당하고 나니 앞이 캄캄했다. 최종전 상대 라오스가 말레이시아랑 1차전에서 비겼던 데다 홈팀 텃세도 있어 고전할 가능성도 있었다. 2년 전 2012 U-16 예선에서 한국은 당시에도 홈팀이었던 라오스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적이 있었다. 라오스를 크게 이기고 나서 같은 시간 열리는 다른 조 결과를 지켜봐야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이승우가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전반 2분 만에 라오스전 선제골을 넣은 그는 전반 18분과 전반 34분 각각 결승골과 추가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후반 30분엔 자신의 4번째 골로 대미를 장식했다. 라오스는 종료 직전 만회골로 영패를 면하는데 그쳤다.
FC바르셀로나 유스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는 이번 대회를 앞둔 최종 훈련 때 팀 동료 장결희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다. 괌과의 1차전 때 쉰 그는 브루나이전 때 후반 28분 교체로 들어가 몸을 풀었다. 말레이시아전 때는 0-1로 뒤지던 후반 시작과 함께 들어갔으나 그 땐 이미 상대가 밀집 수비를 만든 뒤였다. 이승우는 대승하지 않으면 본선행이 물거품으로 변할 수 있는, 가장 부담스러웠던 라오스전에 선발로 들어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르셀로나는 그가 이번 대회를 마치고 복귀할 경우, 지난 시즌 카데테B에서 2계단 오른 후베닐B로 ‘월반’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최근엔 바르셀로나를 넘어 잉글랜드 등 유럽에도 그의 기량이 널리 알려졌다. 그런 잠재력이 대표팀 고비 때 나타났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