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소설, 신문, 시, 철학서, 법전 글자의 수와 글자들 사이 간격을 기준으로 4mm의 인공구슬들이 일일이 손수 패널 위에 배치된 화면이 경외감을 드러낸다.
마치 수도자의 인고의 시간을 거친 듯 강도 높은 수공의 과정을 통해 작업을 선보이는 고산금(50) 작가의 개인전 '오마주 투 유, 자본과 사랑'이 6월 2일부터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바톤에서 막을 올린다.

▲작품과 함께한 고산금 작가.
작가의 주된 관심사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개별 인간의 사유를 사회 관습적 체계 안에 규정시킨 '인문학과 텍스트'이다.
언어로 이루어진 복합체이자 지각에 반응하는 텍스트는 작가에 의해 '차용' 과 '변형'의 단계를 거치며 의미 전달의 기능은 사라지게 되고 시각에만 반응하는 구조주의적 작품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인공구슬을 통해 캔버스위에 펼쳐지는 세계는 문장의 의미론적 맥락이 감춰지게 되며 작가의 예술적 상상력과 에너지, 글자들이 만들어 내는 시각적 조형성과 심미성이 부각된다.

▲고산금, 'Les Miserables2'. 162 x 116 cm, 2016.
진주 구슬로 옮겨진 텍스트는 기호로서의 기능적 역할에서 벗어나 비로소 탈 국가적 탈 민족적 상태로 승화된다.
또한, 인간의 시각에 기반을 두고 반응하는 보편적이고 중립적인 일종의 새로운 차원의 언어로 재탄생한다.
이번 전시 타이틀 '오마주 투 유, 자본과 사랑'은 자본소득의 실체와 경제적 불평등 현상에 대한 심층 분석으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삼았다.

▲고산금, 'Old Goriot (Honoré de Balzac/ Minumsa)'. 154 x 291 cm , 2015.
고리오 영감(발자크), 레미제라블(빅토르 위고) 등 이 서적에서 언급된 19세기 리얼리즘 소설 중 현대사회의 자본의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페이지를 선별해 이를 기반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본에 대해 인간과 사회가 견지했던 관점을 자신의 방식대로 환기시켜 려 한다. 전시는 7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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