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14세 나이에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난 소녀는 캐나다와 호주를 거쳐 올해 초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학창시절 단 한 번도 우등상을 놓쳐본 적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딸이 의사가 되길 원했지만, 그는 부모님의 바람과 달리 크리에이터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오민초 씨는 패션과 뷰티, 그리고 일상 속 공감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크리에이터인데요. 그의 페이스북 계정은 24만 명 이상이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의 삶을 택한 배경과 함께 네티즌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지난 달 2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오민초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년 전 인터넷 커뮤니티에 '여자의 변신'이란 게시물을 올린 적이 있어요. 화장하기 전과 후를 비교한 영상이었는데 10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죠.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놀라기도 했지만,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 뒤로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게 됐죠. 기획부터 편집까지 콘텐츠 제작 전 과정을 혼자 해서 더 큰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 혼자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유학 당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너무 심심했어요. 그래서 포토샵이나 영상 편집 등 여러 가지 공부를 하게 됐어요. 배운 것들을 활용해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했고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이르렀죠.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서 스트레스도 안 받고 처음부터 혼자 했기에 적응이 된 것 같 아요. 혼자 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 혹시 친구가 없어서 그런 건 아닌지


아닌데요.


- 네. 죄송합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학창시절 공부를 얼마나 잘했나요


외국에선 보통 석차가 아닌 개인 점수를 알려주는데 B학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어요. 평균 90~100점이면 주는 상이 있는데 한 번도 놓치지 않았죠. 그래서 부모님은 제가 '사' 자 들어가는 직업을 택하길 바라셨고요.


- 의사나 약사 같은 안정된 직업을 포기하는 게 쉽진 않았을 텐데요


공부를 잘했지만,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왜 이걸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님과 엄청 싸웠어요. 돈 들여서 유학 보내놨더니 뭐하는 짓이냐고 말이죠.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신 것 같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 지금도 민초 씨가 하는 일에 대해 못마땅해 하시나요


처음에 "네가 그걸로 인정받을 수 있겠느냐"라고 반신반의했는데 제가 증명해내니까 별 얘기 안 하던데요(웃음). 아버지가 페이스북을 할 줄 모르는데 동료들에게 부탁해서 제 계정에 접속한다고 들었어요. 앞에서는 티를 안 내지만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하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 여성팬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맞아요. 얼마 전 유튜브 채널에서 팬을 분석해 보니 7대 3 정도로 여성의 비율이 높았어요.


- 그런 부분이 아쉽진 않나요


전혀요. 남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려고 이 일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남자를 좋아하지만, 여자도 좋아하기 때문에 서운하거나 아쉬운 점은 없어요.


- 그렇군요. 그럼 민초 씨가 생각하는 자신의 매력은 뭔가요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편이에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성격이죠. 남자들이 '나를 좋아하는 걸까?'라고 오해하기 쉬울 것 같다고요? 여자들 앞에선 더없이 여성스럽고 남자들 사이에선 더 남자처럼 행동해서 그런 일은 거의 없어요


- 얘기를 들을수록 '걸크러시' 매력이 터지는 것 같은데요. 혹시 외모에 대한 불만이나 아쉬운 점은 없나요


무슨 말씀이세요. 보세요. 저 얼굴 예뻐요. 그런데 더 대단한 건 자연미인이라는 거죠.(웃음)


- 하하. 정말 솔직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아요


아! 솔직한 것도 제 매력이에요.


- 네. 매력 넘치는 민초 씨. 영상 속 모습과 실제 성격이 굉장히 비슷한 것 같아요


아니에요. 영상에서는 동작도 크고 말도 많이 하지만, 평소엔 정말 조용한 편이에요. 영상을 통해 모든 걸 쏟아내야 해서 힘을 아끼는 거죠.


- 그럼 지금 제가 보고 있는 민초 씨의 활기찬 모습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인터뷰 중이잖아요


- 그렇군요. 그런데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이 질문은 패스해도 될까요?


- 혹시 출생의 비밀이라도?


아뇨. 그런 건 아닌데 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에요. 영상 속 모습은 일부인 거죠. 일부러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걸 보여주기엔 2%씩 부족한 것 같아요. 아마추어 같은 모습을 보이긴 싫거든요. 어느 정도 완성된 모습이 되면 그때 공개하고 싶어요


- 나이는 완성되고 안 되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패스!


-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뷰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 가지만 하는 건 너무 재미없어요. 어떻게 보면 제가 끼가 넘친다고도 볼 수 있죠. 뷰티 영상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2~3주 정도 소요되고 유머 영상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바로 찍어서 올리는 편이에요.


- 2~3주씩이나요? 뷰티 콘텐츠 제작에 더 공을 들이나 봐요


아뇨. 그런 것보다 제가 좀 게을러서.


- 반전 매력까지 있군요. 많은 여성분이 화장 때문에 고민하잖아요. 민초 씨의 뷰티 노하우가 궁금해요


다른 사람의 화장법을 따라 하는 것보다 자신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마다 얼굴이 다른데 화장법도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 맞아요. 자연스러운 게 정말 중요하죠. 아, 크리에이터 선바와 특급 케미를 자랑하던데 사귀는 사이인가요


그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데, 친한 사이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단언컨대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웃음). 저는 큰 키에 눈썹이 잘 생기고 치열이 고른 사람이 좋아요. 물론 성격도 잘 맞아야 하죠. 그런데 선바는 제 이상형에서 키만 해당돼요. 그리고 무엇보다 선바의 구레나룻이 싫어요.


- 민초 씨의 돌직구에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되는데요


선바도 제 이상형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 않을까요? ㅋㅋㅋ


- 선바 씨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활동 중인데 롤모델이 있나요


저는 제1의 오민초가 되고 싶어요. 제2, 제3의 오민초가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고요. 굳이 롤모델을 꼽자면 외국에선 연예계로 진출한 뒤에도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가 많은데요. 그들처럼 저 역시 이 일을 꾸준히 하고 싶어요.


- 연예계 진출을 염두에 둔 말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인데, 연기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어요. 인기 유튜버가 되면 기획사에서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안 오더라고요(웃음). 크리에이터는 배우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건 다르잖아요. 조바심을 내지 않고 하나씩 제대로 갖춰서 참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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