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이병우 우주기타앨범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만들어진 이야기가 세상을 덮으니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나중엔 웃음만 나왔다.”

영화음악감독이자 기타리스트인 이병우는 지난 3월 국회의원 선거기간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의 딸인 김모씨가 성신여대에 입학한 지난 2012년 입학 면접 심사위원장을 맡아 실격사유가 있었음에도 합격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또 나 의원이 조직위원장을 지낸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데 대한 의혹도 있었다. 김모씨의 성적관리에서 특별 대우를 한게 아니냐는 문제도 불거졌다.

이에 대해 이병우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제가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한 가지라도 이권을 받은 것이 있다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며 언론 보도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해명과 반박을 했었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지난달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장애 딸이 성신여대에 부정 입학했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로 이 기사를 처음 쓴 매체의 기자 황 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1일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1년 8개월여 만의 서울 단독 공연에서 이병우는 논란을 겪으며 느낀 심경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밝혔다. 이병우는 이 기간 동안 극심한 마음고생으로 체중이 8킬로그램 빠졌다는 후문이다.

이병우는 “무대 오르기 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과연 내가 여러분 앞에서 기타 연주를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갔지만 기타 치는데 거리낄 게 없었다. 오늘 공연장에 와주신 분들에게 고맙다. 나와 내 음악을 믿어주는 분들이다. 나는 떳떳하기에 무대에 섰다”며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몇 안되는 분들 앞이라도, 그 앞에서 연주하는 게 가치있는 일이라고 믿는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이병우는 “살아오면서 운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늘 주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예전엔 기타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 감사함을 갚는 게 아니겠냐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이기적이더라”라며 “감사함을 갚기 위해 장애인 돕는 일을 시작했다. 자원봉사를 하며 행복했고, 정신없이 다녔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어떤 이들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만들어진 이야기가 세상을 덮으니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나중엔 웃음만 나왔다”고 일련의 상황을 언급했다.

한편 논란 이후 처음 무대에 선 이병우를 응원하기 위해 가수 전인권이 깜짝 출연했다. 이병우는 전인권을 소개하기 전 “오랫동안 못뵌 분이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누구보다 빨리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믿음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본인이 나서서 해명 인터뷰를 해주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주위에 상의했는데 오히려 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막더라”라며 전인권을 무대로 불렀다.

전인권은 이병우에 대해 “이병우가 스무살 때부터 봐왔다. 엄청 좋아한다. 이병우의 기타 연주에 내가 노래한 적이 한번도 없다. 이병우는 어릴 때부터 워낙 천재적으로 기타를 쳐서 감히 병우의 연주에 노래할 생각을 못했다. 나도 창피한 걸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0여년 동안 알고 지내온 이들은 이날 처음 협연을 했다. 이병우의 기타에 맞춰 전인권이 부른 노래는 존 레논의 ‘이매진’이었다. 언젠가 이병우가 전인권에게 불러보라고 추천한 노래였다고. 둘은 노래를 마치고 무대 위에서 포옹을 했다.

이날 공연에서 이병우는 13년만에 발표한 기타 솔로 앨범 ‘우주기타’ 수록곡을 포함해 자신의 히트곡들을 연주했다. 이병우는 공연 말미 “앞으로 계속 기타를 치며 공연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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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유니버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