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KIA 이범호, 홈런 넘어간다!
KIA 이범호가 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 6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선제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이범호의 시즌 9호 홈런.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하나로 경기 흐름이 흔들린 상황을 KIA ‘캡틴’ 이범호(35)가 놓치지 않았다.

이범호는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한화와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초 회심의 3점 홈런을 때려냈다. 수비 시프트로 상대 배터리의 공략 방향을 예측한 노림수가 빛을 발했다. 이에 앞서 이범호에게 찬스가 온 과정이 눈길을 끌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판정 하나로 흐름이 묘하게 변했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호령이 한화 선발 장민재가 던진 커브에 힘차게 헛스윙했다. 바운드되는 공에 헛스윙을 한 뒤 본능적으로 1루로 스타트를 했는데 타석에서 벗어나는 과정에 공이 오른발 뒤꿈치 쪽에 닿았다. 한화 포수 조인성이 공을 한 번에 집어들지 못했고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한화 2루수 정근우가 “타자의 몸에 공이 닿았다”며 어필을 했고 김성근 감독이 즉각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1루에서도 뱅뱅 타임이었기 때문에 중계진은 1루 접전 상황을 합의판정용 영상으로 재생했다. 느린 화면상으로는 김호령의 발보다 1루수 김태균의 미트에 공이 먼저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심판진은 김태균이 완전히 포구하기 전에 김호령의 발이 누를 밟았다고 판단해 원심대로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SS포토]한화 김성근 감독, 0대0 팽팽한 6회초 합의 판정 요청
한화 김성근 감독(왼쪽)이 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 6회초 무사 KIA 김호령의 1루 출루 때 합의판정을 요청한 뒤 덕아웃 앞에 나와 판정 결과를 기다리면서 문승훈 1루심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 대목에서 김 감독이 한 차례 더 어필을 했다. 공이 김호령의 발에 닿았기 때문에 자동 아웃이 아니냐는 의미였다. 야구규칙 6.05 타자아웃 (f)항에는 ‘2스트라이크 뒤 타자가 쳤으나(번트포함) 투구가 방망이에 닿지 않고 타자의 신체에 닿았을 경우’라고 명시 돼 있다. 그러나 이날 대기심이던 박기택 심판위원은 “원바운드 된 커브가 포수 조인성의 몸에 맞은 뒤 굴절되면서 의도치 않게 타자 몸에 맞은 것이라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이럴 경우 인플레이 상황이라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맞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경기가 8분 가량 중단됐다.

KIA 벤치는 흐름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김주찬에게 히트 앤드 런 작전을 걸어 보기 좋게 성공했다. 순식간에 무사 1, 3루 기회를 잡은 것이다. 타석에 들어선 이범호는 몸쪽으로 높게 형성된 직구 3개를 골라냈다. 4구째 몸쪽 직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고 5구째 몸쪽 직구는 커트했다. 한화 내야진은 1-2간을 완전히 비워놓은 극단적인 ‘당겨치기 시프트’를 선택했다. 정근우가 2루쪽으로, 유격수 하주석이 3-유간을 봉쇄해 누가 보더라도 몸쪽 공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직구에 타이밍을 잡고 있던 이범호는 140㎞ 직구가 몸쪽으로 파고들자 공이 오는 길목을 막고 있기라도 하듯 짧고 강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는 110m를 비행해 좌측 불펜 위 그물망에 떨어졌다. 배트를 휘두르는 순간 ‘걸렸다’는 표정이 엿보일 만큼 완벽히 노리고 감아 돌린 스윙이었다. 베테랑의 노림수가 팀 4연패 탈출 의지를 드러낸 값진 홈런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믿었던 불펜진이 8회에만 5점을 내줘 이범호의 결정적 한 방은 공염불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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