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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말 실수, 음주 운전, 불법도박, 성 문제, 대마초 및 마약류, 병역 비리 등 각종 사건·사고가 가요계 최고의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힘들게 구축한 팬덤을 한번에 무너뜨리고, 앨범 판매 및 방송 출연 등에 제약이 따르는 등, 그야말로 ‘한방에 훅’ 갈 수 있는 악재를 겪는 가수들이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각 가요 기획사들도 행여 불똥이 튈 새라 소속 가수들 단속에 나서고 있다.
◇‘성 문제, 음주운전, 말실수’. 가요계는 ‘사건-사고 리스크’ 앓이중현재 가요계 최고의 이슈 메이커는 박유천이다. 서울 강남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대체 복무를 하고 있는 가수 박유천은 유흥주점이나 가라오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업소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10일과 16일, 17일 모두 4명의 여성으로부터 차례로 고소를 당했다. 박유천은 자신을 처음 고소한 여성에 대한 맞고소장을 20일 경찰에 내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혐의가 인정되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들어갔지만 이미 여론은 악화될 대로 악화돼 있다.
최근 두달 사이 음주운전 단속으로 물의를 일으킨 가수만 3명이다. 슈퍼주니어 강인은 지난달 24일 음주 상태에서 운전 중 서울 신사동에서 가로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지난 2009년에 이은 두 번째 음주운전 사고다. 제주도에 거주 중인 가수 이정이 지난 4월22일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래퍼 버벌진트는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사실을 털어놓으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최근 말실수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팀으로는 걸그룹 AOA가 꼽힌다. 지난달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AOA 지민과 설현은 안중근 의사 사진을 알아보지 못하고, “긴또깡”, “이또 호로모미”(이토 히로부미의 오답),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망언에 가까운 말을 내뱉었다. 특히 설현은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 홍보대사라는 점에서 대중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설현은 결국 자신의 사진이 한국방문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모두 삭제되는 굴욕을 감내해야 했다. 이 일을 시작으로 여러 악재를 겪은 AOA는 신곡 ‘굿럭’ 활동을 2주일 만에 마무리지었다.
◇사건·사고에도 ‘급’이 있다. 성·병역 > 거짓말 해명 > 마약·불법 도박·음주 운전 > 말 실수‘사건사고’에도 경중이 있다. 가요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장 대처와 수습이 어려운 사건·사고는 성 문제 혹은 병역 관련 이슈다. 익명을 요구한 가요 기획사 대표 A는 “청소년층을 팬층으로 하는 아이돌 가수의 경우 특히 성관련 이슈는 특히 치명적이다. 대중은 성관련 문제와 함께 병역 문제에도 엄격하다. 자숙 기간을 오래 가진다고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0년 11월 성폭행 사건에 연루돼 MC로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던 주병진은 이듬해 11월 무혐의 처분을 받지만 대중 앞에 다시 서기까지 무려 12년이라는 자숙의 시간이 필요했다. 엠씨더맥스의 이수도 TV나 뮤지컬 출연이 팬들의 거센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김현중과 더불어 최근의 박유천도 연예인으로서 재기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병역 관련 이슈의 논란을 겪은 MC몽도 결과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지난 2014년 5년여 만에 컴백했을 때 대중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었다. 가수 유승준은 2002년 군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병역기피 의혹을 받은 후 지금까지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마약 이슈는 한류 스타들에겐 치명적이다. 가요 관계자 B는 “대마초 흡입이나 마약 투입 등으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해외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대마초가 걸린 아티스트는 일본 활동이 엄격하게 규제된다”고 설명했다. 불법도박과 음주 운전에는 자숙 기간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이런 이슈의 경우 자숙 기간은 정해지진 않았지만 최소 1~2년은 필수다. 2013년 불법 도박 혐의를 받은 탁재훈은 3년여의 자숙 시간을 가졌다. 음주운전을 했던 리쌍의 길은 2년 자숙했다.
그러나 각종 사건 사고에 ‘거짓말 해명’ 논란이 불거지면 일이 커질 수도 있다. 클릭비 김상혁, 신정환 등은 ‘거짓 해명 논란’으로 이미지에 훼손을 입은 케이스다.
말 실수는 범법은 아니지만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상승세를 타던 AOA의 경우 말실수 논란 등 여러 악재를 겪은 뒤 후배 걸그룹인 트와이스, 아이오아이 등과 직접 경쟁을 벌였지만 각종 방송 순위, 음원 차트 등에서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스타들, 결국 ‘철저한 자기 관리’는 필수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서현주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은 외부의 시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직업이다.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을 우려해야 하는 만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말과 행동에 각별히 신중을 기울이고, 자기 행동이 어떤 식으로 영향 미치는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우리 소속 아티스트들에게도 그렇게 교육을 시키고 있다. 직업상 많은 스트레스 받을 수밖에 없는 직업이니 연습생 때부터 인성교육을 시키고 있고, 데뷔 후에도 정기적으로 인성교육과 면담을 시행하고 있다. 다른 기획사들도 그런 시스템을 갖춘 곳이 많다”고 말했다.
사실 연습생이 아니라 스타인 경우 소속사에서 사생활 등에 개입하기 쉽지 않다. 자칫 인권 침해 논란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요소가 있다. 그러나 최근 각종 사건사고 논란이 워낙 커지다 보니 각 기획사마다 ‘불안한 스타’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 한 기획사는 소속 남자 연예인들에게 유흥주점 출입 관련 정신 교육을 시키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획사 관계자 C는 “사실 기획사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장치는 없다. 스타들 옆에서 ‘잔소리’ 등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예방도 예방이지만 사건 이후 대처가 중요하다고 본다. 정확하고 솔직한 태도가 기획사, 아티스트 모두에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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