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정상적으로 붙었을 때 한국이 승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가지 숨은 변수들이 승부에 영향을 끼칠 경우 승패는 달라질 수 있다. ‘슈틸리케호’는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반에 위치한 파로이 경기장에서 중동의 복병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내전으로 홈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시리아가 제3국으로 옮겨 개최하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선 나쁠 게 없지만 마냥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몇 가지 변수를 잘 다스려야 승점 3점과 2연승이 슈틸리케호 앞에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떡잔디’ 새 변수로 등장축구에서 동남아시아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떡잔디’다. 높이가 낮으면서 잎이 넓적한 현지 특유의 잔디를 ‘떡잔디’라고 부르는데 한국 선수들을 동남아 원정 경기에서 고생하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이기도 하다. 잔디가 질겨 공이 잘 구르지 않게 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선수 입장에선 축구화가 잔디에 자주 걸려 원하는 드리블이나 패스를 하기가 쉽지 않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세렘반 현지에서 확인해보니 파로이 경기장과 연습구장 모두 떡잔디가 심어져 있다”며 “그라운드 표면도 고르지 않고 약간 울퉁불퉁하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중계를 준비하는 유상철 JTBC 해설위원은 “잔디라기보다는 풀에 가깝다”며 시리아전 최대 변수로 잔디를 꼽았다. 비라도 내리면 경기장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기술적으로 시리아 선수들보다 우위에 있는 태극전사 입장에선 그라운드및 잔디 적응이 과제로 떠올랐다.
◇한 수 아래 시리아, 밀집수비로 대응할까시리아가 밀집수비 대형을 이룰 것인가도 주목해야 한다. 시리아는 지난 1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4-2-3-1 포메이션을 정상적으로 들고 나와 싸웠다. 당시 경기를 중계한 박찬하 JTBC 해설위원도 “우즈베키스탄이 홈팀이면서 전력에서 앞섰지만 시리아가 수비 위주로 나서진 않았다. 정상적인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은 우즈베키스탄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킥오프 뒤 시간이 흐를수록 시리아가 수세에 몰릴 수 있다. 시리아 입장에선 결국 원톱 오마르 크리빈을 겨냥한 역습을 자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포백은 유지하면서 수비력 좋은 미드필더를 더 넣을 수 있다. 그러면 4-5-1 포메이션에 가까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시리아가 아시아 2차예선에서 자신들보다 전력이 강한 일본전에서도 정상적인 포백 라인을 꺼내들었기 때문에 최종예선 1차전때 한국을 상대했던 중국처럼 수비수 5명을 후방에 두는 전술은 들고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포백을 유지하면서 한국이 공격을 감행하면 페널티지역 안에 8~9명이 진을 치는 그림이 유력하다.
|
◇후반 체력 급감…중국전 실수 안 돼!
한국은 지난 1일 중국전에서 후반 25분까지 70분을 잘 뛰며 3골을 넣고도 막판 20분간 두 골을 내줘 ‘찜찜한 승리’를 챙겼다. 순간 방심에 따른 실점이란 해석도 있지만 선수들 체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면서 실점 외 장면에서도 중국의 공세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9월은 유럽파들이 새 시즌에 막 돌입했을 때다. 게다가 슈틸리케호에서 소속팀 주전을 확실히 꿰찬 유럽파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하나 뿐이어서 시리아전에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상당수 선수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시리아는 장시간 모여 조직적인 훈련을 했기 때문에 체력이나 지구력 측면에선 자신감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슈틸리케 “48위와 105위의 대결…잘 할 것이다”슈틸리케 감독은 환경이나 상대 대응에 관계 없이 정상적인 플레이만 펼치면 승리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5일 열린 시리아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FIFA 랭킹 48위(한국)와 105위(시리아)간 대결이다”며 “이런 게 부담이 아니라 좋은 모습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준비가 잘 됐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전을 봤을 때 시리아가 수비적으로 나올 것으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상대를 높게 평가했다. 환경에 대해선 “무더운 날씨도 아니어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며 “그라운드와 날씨는 양 팀 모두에 똑같은 조건이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만 중국전에서 드러난 후반 중반 이후 고전이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후반 종료 15~20분을 남기고 고전했는데 좋은 교훈이 됐을 것이다. 유럽파들이 이제 막 시즌을 시작했지만 중국전 통해 경기 감각을 회복했을 것이다”며 1차전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자신했다.
silv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