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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KBS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존재 자체로 박수를 받지만 웰메이드로 품격을 더하고 있다.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온 KBS2 ‘드라마 스페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KBS가 2010년부터 선보인 ‘드라마스페셜’은 국내 유일의 단막극으로 시즌제로 방송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각기 다른 소재와 장르의 매력을 가진 10편의 드라마를 지난달부터 매주 한편씩 선보이고 있다. 이미 ‘빨간선생님’, ‘전설의 셔틀’ 그리고 ‘한 여름의 꿈’이 호평 속에 방송을 마쳤고, 이제 오는 16일 ‘즐거운 나의 집’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단막극은 현재 드라마 시장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신인 감독, 작가, 배우의 등용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번에도 새로운 얼굴은 물론 실력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PD들에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성장할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에도 세 명의 PD가 이번 드라마스페셜을 통해 메인 연출자로 데뷔하고 극본공모 당선작도 두 편이 제작된다. 이러한 시도와 투자가 한국 드라마 경쟁력의 밑거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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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현 KBS 드라마스페셜 제작 팀장은 “한국 드라마 산업을 꽃 피우기 위해서는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어야 한다. (단막극) 그 자체가 수익이 나오지 않지만 여기서 활동한 작가 연출자 연기자가 향후 드라마 산업을 이끌어간다. 수익이 안난다고 사라져 갔지만 공영방송이라면 한국드라마를 위해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에도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다. 단막극을 통해 작가와 연출 그리고 배우간의 형성된 네트워크가 가진 힘은 크다”고 알렸다.

최근 단막극의 생존 환경이 점점 열악해지는 가운데 KBS ‘드라마 스페셜’은 다양한 장르적인 실험과 높은 작품성을 자랑하면 단막극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미니시리즈에서는 접하기 힘든 SF, 코미디 학원물, 휴먼형사극, 블랙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로 안방극장을 한층 더 풍성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배우들 역시 기존의 보여지던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를 시도하며 새로운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모든 작품들이 사전 제작을 완료하고 후반작업에 공을 들이며 완성도를 한껏 더 높이고 있다.

지 팀장은 “편성의 시간적 여유가 생겨 후반작업에 공을 들이며 퀄리티를 더 높이고 있다. 지난해 15편에 비해 10편으로 줄었지만 연출자와 작가 모두 각 작품마다 정성이 커지고 의미가 더 남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장르적으로 미니시리즈가 아니라 단편을 좋아하는 분들이있다. 그런분들도 만족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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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KBS

KBS는 비단 ‘드라마 스페셜’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기존 미니시리즈 시간대 방송된 ‘백희가 돌아왔다’가 10%대 시청률과 높은 화제성을 보이며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지 팀장은 “단막극은 연출자와 작가가 다양성을 열어두고 시청자가 좋아할 다양한 것을 제작한다. 그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하고 향후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여전히 단막극은 미니시리즈나 대하드라마에서 비하면 적은 제작비 안에서 제작진과 연기자의 노력이 많이 요구되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제작비를 핑계대거나 변명으로 삼고 싶지 않다. 우리는 그 안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남은 7편의 ‘드라마스페셜’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