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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 김성근 감독의 그룹 감사에 의한 경질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되려 김 감독 스스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화가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정규시즌 홈 경기를 앞두고 김성근(75)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구단측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정규시즌 홈 경기 직후 구단과 코칭스태프측에 사의를 표했다. 수용여부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화 임헌린 홍보팀장은 “감독께서 지난 21일 대전 삼성전이 끝난 뒤 코칭스태프에게 사의를 표명하셨다. 그 뒤 몇몇 코치와 식사자리에서 재차 말씀하셨다. 구단이 사실을 확인한 뒤 수용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중에 경질된 것처럼 외부에 나갔다”고 항변했다.
그는 “외부 감사는 전혀 없던 일이다.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런 일 없었다. 되려 감독께서 사의를 표명해 소재를 파악하던 중에 외부에 알려져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다. 감사에 의한 경질은 정말 오해”라고 강조했다. 서둘러 감독대행을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감독께서 오늘 경기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권한 대행을 맡아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오후 3시 50분 현재 김신연 대표이사나 박정규 사업총괄본부장, 박종훈 단장 등 누구도 만나러 가지 않고 있다. 수용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말도 면피용 멘트로 해석된다.
김 감독 스스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는 게 구단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난 22일 오후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괜찮으시냐”는 질문에 “잘렸을까봐?”라며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23일부터 시작하는 KIA와 홈 경기부터 팀을 어떻게 추스릴지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사의를 표명내놓고 다음 경기를 고민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구단측은 김승연 회장을 포함한 그룹 수뇌부가 구단 운용에 개입한 모습에 부담을 느끼는 표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회의 끝에 김 감독에게 사의표명을 거둬달라고 읍소해 시즌 끝까지 맡길 계획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차원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모양새 좋게 보내드리는 게 구단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경질이 아닌 자진사퇴로 결론 나더라도 달라지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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