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축구대표팀이 6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분요드코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최종전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짓고 자축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바닥까지 내려왔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다.

창피한 본선행이었다. 축구팬과 국민들의 지지를 전혀 받을 수 없었던 1년이었고, 10경기였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본선엔 갔다는 것이다. ‘신태용호’ 입장에선 올라갈 일만 남았다. 축구계는 지금 이대로의 전력이라면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성적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남은 9개월간 문제점을 압축, 고쳐나간다면 희망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콕 찍어준 대표팀의 러시아 월드컵 풀이법은 무엇일까.

◇무색무취 그만…‘테마와 조직력’, 12월까지 정비해야

내년 6월14일 개막하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엔 총 32개국이 참가한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지난 8월 49위. 직설적으로 말하면 지금의 랭킹과 실력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참가국 중 거의 최하위권이란 뜻이다. 2006년부터 3차례 월드컵 해설을 맡았던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그래서 신 감독이나 선수들이 홀가분하게 도전할 수 있다. 국민적 기대치도 내려올 때까지 내려온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한국 축구도 그렇고 세계 축구사에서도 그렇고 지역예선과 본선 성적이 반비례하는 경우도 많았다. 모든 것을 끌어올릴 순 없다. 9개월간 무엇을 해야 성적이 나면서 떨어진 신뢰까지 되찾을지 축구협회와 대표팀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박건하 본지 논평위원은 키워드를 “색깔과 조직력”이라고 밝혔다. 뻔한 얘기같지만 대표팀 소집일이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 쉬운 과제가 아니다. 박 위원은 “그래도 우즈베키스탄전 후반에 공격 면에서 짜임새가 잡힌 것은 긍정적”이라며 “10~11월에 A매치를 두 번씩 하고, 12월에 국내파 위주로 출전하는 동아시안컵이 있으니 대표팀이 체계를 잡아나갈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신 감독이 국가대표팀부터 U-20 대표팀까지 두루 지도해봤으니 단시간 내 선수를 추려내고 조직력까지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허정무호’의 원정 16강을 도왔던 김세윤 전 대표팀 전력분석관도 “본선에서 어떤 축구를 하겠다는 테마가 확실히 구축됐으면 한다”고 했다.

◇ 태극마크에 헌신해야…‘선수단 변화’, 더 필요하다

월드컵과 K리그 해설을 하고 있는 김대길 한국풋살연맹 회장 역시 ‘색깔’이 키워드임에 동의했다. 김 회장은 “이번엔 한국 축구의 역사적인 저력으로 본선에 간 거다. 강한 압박, 기동력, 투지 등 우리 축구의 색깔이 다 사라졌다”며 “잃어버린 한국 축구 본연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 이대로 가면 조별리그에서 어떻게 될지 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축구의 승패는 조직력에서 판가름이 난다. 색깔과 조직력이 중요하다. 여기에 과연 신 감독의 축구 색깔, 한국 축구의 색깔에 맞는 선수가 누구인가를 해외파, 국내파 구분 없이 원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큰 딜레마를 안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 손흥민을 비롯해 해외에서 펄펄 나는 선수들이 정작 대표팀에선 맥을 못 춘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우즈베키스탄전을 통해 드러난 것처럼 이동국, 염기훈, 이근호 등 30대 베테랑을 비롯해 김민재, 김민우 등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제 몫을 해냈다. 한준희 위원은 “이번엔 급한 사정이 있어 김민재 외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점진적인 선수단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승우나 석현준은 유럽 빅리그로 이적했으니까 소속팀 활약만 무난하면 좋은 경쟁 자원이 될 수 있다. K리그에서도 신 감독이 눈여겨 본 제목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고 했다.

◇ ‘전력 분석관+피지컬 코치’, 본선 위한 보강 필수

전력 분석 강화 및 관련 스태프의 보강도 대두됐다. 최종예선 10경기 동안 대표팀에 내재된 문제점은 상대 전력 분석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하고 들어간 경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김세윤 전 분석관은 “지금 대표팀에 분석관이 있지만 영상을 편집해서 제공하는 위주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 월드컵 본선에 갔으니 또 다른 측면의 분석관이 필요하다. 본선 상대국의 사정이나 현대 축구의 흐름을 알고, 월드컵 조별리그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석관이 있으면 좋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피지컬 코치의 충원도 역설했다. 그는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할 때도 2009년 12월부터 네덜란드 출신인 레이몬드 베르하이옌과 미카엘 쿠이퍼스 등 두 명과 계약한 뒤 둘을 번갈아 한국에 부르다가 본선 대비 최종 훈련 때 함께 일하도록 했다”며 “지금 이재홍 피지컬 코치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한 명 더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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