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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위한 에세이 펴낸 이현세 작가. 제공 | 토네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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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에세이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 제공 | 토네이도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 근거없더라도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
한국 대표 만화가 이현세(58)가 불안한 청춘들에게 주는 격려의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토네이도)를 펴냈다.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중요하다고 생각한 키워드들을 아들, 딸 또래의 청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12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현세는 “교수(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 학과)로 일하면서 수많은 제자들과 상담을 하며 이야기를 들어준다. 제자들은 만화를 계속 그려야 할지, 자신이 재능이 있는지, 성공할 수 있는지 그런 걸 묻는다. 그 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에 담았다”며 “불안한 미래를 이기는 것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근거없이 잘될거라는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사회에 불고 있는 힐링 열풍에 대해 경계의 표정을 드러냈다. 청춘들에게 무조건 힐링을 권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현세는 “나는 힐링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라는 말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젊었을 때는 스트레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힐링 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게 분명히 있는데 요즘은 준비는 방치하고 힐링에 주력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1978년 ‘저 강은 알고 있다’로 데뷔한 이현세는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국민 만화가가 됐고 이후 ‘아마게돈’, ‘남벌’ 등 남성미 넘치는 만화로 수많은 팬들을 사로잡았다. 타고난 천재성으로 단숨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처음 만화를 시작할 때는 미래가 불투명한 만화작가 지망생에 불과했다는 이현세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책을 쓰며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니 근거없는 확신 하나로 자신을 밀고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이현세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 때 자신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춘들 중에서도 작가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제자들을 위한 조언이 풍성하다. 작가로 성공하고 싶지만 돈을 못벌까봐, 자신에게 재능이 없을까봐 망설이는 제자들에게 일침을 날린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그림이 완성되지 않았는데 배고프다고 밥 먹으러 가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림이 끝날때까지 생리작용도 멈추는 사람이다. 그게 안되는 사람은 자기에게 맞는 삶을 선택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이상화나 김연아와 같은 훈련을 할 수는 없다. 자기 삶을 설계할 때 자신을 잘 파악해야 한다.”
사흘 밤을 꼬박 새며 만화를 그린 적도 있다. 그런 열정이 지금의 이현세라는 이름 석자를 만든 밑거름이다. 그렇게 무모하다시피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도 왕성한 호기심과 열정을 자랑하는 이현세는 오는 여름께는 포털사이트 웹툰에 도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남성들의 로망을 다루는 만화를 기획하고 있다.
이현세는 “50~60대가 노래방을 가지 않고 컴퓨터에 앉아 내 만화를 본다면 얼마나 멋질까 싶다. 나는 아직도 그런 꿈을 꾼다”고 밝혔다.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말로 여성 팬들의 가슴을 녹인 원조 ‘상남자’ 이현세는 요즘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욕심이 많아 보일 것 같은데 70세부터는 동화를 그리고 싶다.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얘기해주는 동화를 그리고 싶다.”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