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너무도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난, 그래서 더 가슴 아픈"


故 배우 김주혁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가 유명을 달리한지 이틀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고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많은 작품을 통해 지난 20년간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치며 대중과 소통해온 그였기에, 국민들의 가슴은 더욱 미어졌다. 아울러 팬들은 그의 비보가 혹시나 오보는 아닐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강남 경찰서 및 소방당국에 따르면 김주혁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자신이 몰던 벤츠 SUV 차량으로 그랜저 승용차를 추돌한 뒤 인도로 돌진해 아파트 벽면에 충돌했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오후 6시 30분께 숨을 거뒀다.


더욱이 사고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김주혁은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 참석해 영화 '공조'로 남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생애 첫 영화상을 받은 것에 대해 "연기한 지 20주년인데 영화로 큰 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 자리가 공식 석상에서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돼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또한 고인은 생전에 많은 동료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됐으며, 정(情)이 많은 인물로 통했다.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연예계부터 정치계, 더 나아가 언론계까지 그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가수 선미는 국화꽃 사진과 함께 SNS를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고, 배우 이시언은 자신의 SNS에 "어떤 이유이든 그곳에선 행복하십시오"라며 "존경합니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 이 글로나마 저의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라며 진심 어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배우 공효진은 "잠이 잘 오지 않을 밤. 누군들 막고 피할 수 있을까. 인생은 참 아프구나"라고 했고, 이청아는 "가끔은 그 뜻을 헤아리기엔 너무 어려운 순간들.. 기도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영화 '석조 저택 살인사건'에서 김주혁과 함께 호흡을 맞춘 문성근은 "아, 김주혁. 무대인사 다니며 '속이 깊구나' 자주 만나고 싶어졌는데...애도합니다"라며 후배의 안타까운 주모를 추모했다.


2013년 MBC '구암 허준'에 함께 출연했던 오대환은 "형. 오늘 형한테 나 너무 미안하네요. 아무것도 아닌 제 생일날 저에게 배 터지도록 사준 초밥은 내게 배만 부르게 해 준 게 아니었어요. 형이랑 함께 갔던 감자탕 집도 촬영하면서 먹던 라면도 왜 이렇게 생각이 나는지. 나를 가득 채워주던 형의 격려와 응원, 동료들을 챙기던 배려. 형은 저에게 그런 넉넉하고 참 따뜻한 형이었습니다"라며 고인을 추억했다.


JTBC 장성규 아나운서는 "믿기지 않는다. 온 가족이 좋아하는 분인데"라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데뷔 3주년을 맞이한 핫샷은 팬들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와 함께 "우리에겐 뜻깊은 날이지만 연예계 선배님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슬픈 날"이라며 비보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진심으로 애도합니다"라고 덧붙였다.


JTBC 손석희 앵커는 지난달 30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김주혁의 안타까운 비보 소식에 그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손 앵커는 앵커 브리핑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는 찰나라서 허망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라고 운을 떼며 침통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오늘 한 사람의 배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라며 "그는 마침 얼마 전에는 저널리즘을 다룬 드라마에 출연해서 그 나름의 철학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앞서 김주혁은 '아르곤'에서 앵커 역할을 소화하며 열연을 펼치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은 바.


그러면서 "그것이 드라마이고 연기였다곤 해도 저희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연대감도 생겼다"고 말하며 고인의 죽음을 접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나아가 故 김주혁에 대한 추모 분위기는 충무로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김주혁의 빈소가 차려지고 조문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계는 예정된 일정들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며 추모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것.


백윤식, 성동일을 필두로 한 영화 '반드시 잡는다' 측은 지난달 31일 오전 예정된 제작보고회를 취소했다. 최민식, 박신혜 등이 출연한 '침묵'도 같은 날 오후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VIP 시사회 레드 카펫 및 포토월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취소했다. 특히 최민식은 지난 30일 라이브 토크 중 고인의 비보를 접하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오늘(1일) 진행 예정이었던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미옥' 언론시사회도 취소됐다. 오는 2일과 6일에 예정됐던 김혜수와 이선균 인터뷰도 연기됐다. 아울러 영화 '채비'도 VIP 시사회도 레드 카펫과 포토월 행사를 취소한다. 시사만 조용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고인과 '공조'를 함께 찍은 현빈과 고인과 한 소속사에 몸을 담은 유지태 주연의 영화 '꾼'도 11월 2일 예정이었던 네이버 무비 토크 라이브와 7일 예정이었던 레드 카펫 쇼케이스를 취소했다. 10일 예정인 언론시사회 일정 변동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 자신보다는 늘 주변을 챙기고 배려하던 그였기에, 조문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20년간 연기자로 묵묵히 소임을 다해왔으며, 이타적인 삶을 추구해온 배우 김주혁에게 더 많은 눈물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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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