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한성숙 대표1
네이버 한성숙 대표

[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구글코리아의 신경전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네이버는 구글코리아를 상대로 공개질의를 통해 올해 국정감사에서 나온 세금납부와 고용 등에 관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구체적인 데이터 제시를 요구했다.

한명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9일 입장자료를 통해 구글코리아를 정조준해 세금과 고용, 트래픽 비용, 검색 어뷰징, 정치적 압력 등에 대해 공개질의 했다.

양 사의 이 같은 신경전은 지난달 31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의 ‘구글 세금 안 낸다’ 등의 발언과 관련해 지난 2일 구글이 반박하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한 대표는 구글이 밝힌 반박 내용과 관련해 구체적인 데이터를 요구한 것이다.

한 대표는 “국회 발언에서 구글과 관련된 언급은 ‘세금을 (하나도) 안 낸다’, ‘고용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제대로) 안 낸다’, ‘(이익에 합당한) 고용이 없다’는 뜻”이라며 “고용과 관련해 네이버의 경우 현재 8105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구글의 경우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고용을 하고 있고 어떤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지 공개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금 문제와 관련해 “영국에선 몇 년 전부터 구글이 매출 규모를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에서의 매출과 수익은 공개하지 않고 세금을 정당하게 내고 있다는 구글코리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에서의 매출과 영업이익, 그에 따른 세금 납부액을 정확히 밝힌다면 이 같은 의혹은 더 이상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고용과 관련해 “구글코리아가 지난 2006년 설립 시 연구개발인력 등의 고용 및 투자에 대한 계획들을 밝히고 정부로부터 120만 달러를 2년간 지원받았는데 실제 이행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고 비판하며 “2006년 당시 약속했던 연구개발 인력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유튜브·구글플레이와 관련한 광고 업무를 하는 인력은 없는 것인지, 한국에서 매출에 걸맞은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네이버 데이터를 공개하며 구글의 트래픽 비용문제와 관련한 데이터 공개를 강하게 요구했다.

한 대표는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의 2017년 9월 국내 동영상 시간 점유율은 72.8%로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2.7%)의 27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며 “네이버는 지난해에만 734억원의 망 사용료를 통신사에 지불했는데,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마켓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인 구글이 국내 통신사에 지불하고 있는 망 사용료는 얼마인지 공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는 지난 수년간 국내 IT기업과 해외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네이버가 국내 IT기업들을 대표해 구글을 상대로 전방위적 압박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그는 어뷰징과 관련해 구글 검색에서 돈을 주면 상위에 랭크시켜 주겠다는 업체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뷰징 문제를 전혀 겪고 있지 않다는 구글의 주장은 자기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한 대표는 “이러한 문제 제기는 자국 기업만 보호해 달라는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닌 자국 기업과 해외기업을 막론한 모든 기업들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시장의 룰’에 대한 당연한 요청”이라며 “이번에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구글이 명확하게 답변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면서 공개질의를 마무리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