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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배우 손호준(33)은 최근 종영한 KBS2 금토 예능극 ‘고백부부’(연출 하병훈, 극본 권혜주)에서 20세와 38세를 동시에 연기해야 하는 쉽지 않은 설정을 소화해야 했다. 손호준은 “배운게 많다”며 훗날 결혼을 했을 때 상대에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손호준은 극중 아내 마진주(장나라 분)와 이혼의 위기를 겪고서 1999년으로 타임슬립하는 최반도 역으로 분해 연기했다.

장나라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결혼 18년차 38살 동갑내기 앙숙 부부로 나와 전쟁 같은 리얼 인생 체인지 이야기를 펼쳤다. 드라마는 시청자의 연이은 호평 속에 18일 마지막회에서 7.3%(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호준은 극중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을 대표하는 모습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아버지가 한번도 집에서 직장에서 일어난 일을 말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그게 가장의 무게, 책임감이라 생각하는데 극중 캐릭터의 그런 모습이 와닿더라. 주위에 결혼한 친구가 많다보니 그런 주인공에게 공감이 많이 갔다”고 설명했다.

극중 나이 38세를 연기했던 손호준은 실제 그 나이가 됐을 때 뭘 하고 있을지를 묻자 “극중 딸 같은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예쁘더라”라고 말했다. 4년후 딸이 있으려면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 이에 대해 “결혼 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번 연기를 하며 많이 배웠다. 아내와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극중 내 캐릭터는 가장이고, 책임감이 있지만 자신이 낮아 보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집에서 많은 말을 안한다. 이해가 가지만 대화가 부족하면 아내와 오해가 쌓일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손호준은 “이번 작품을 찍으며 느낀 게 많았다. 우리 아버지도 이렇게 힘들었겠구나 하는 걸 알게 됐다. 반도가 장모님에게 하는 걸 보며 이렇게 해야 사랑 받는구나 하는 것도 느꼈다,많은 분들이 극중 내 캐릭터에 공감해주셔서 좋았고, 이 드라마를 보고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을 떄 기뻤다. 정말 좋은 드라마였다”고 되돌아봤다.

손호준은 ‘배우자로 동종업계도 상관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상관 없다“면서 ”마음만 잘 맞으면 될 것 같다. 예쁘면 좋겠지만 어른한테 잘하고, 내 친구, 내 주변 사람에게 잘 하고, 같이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손호준은 또 ”내 인생의 최종 목표는 행복한 가정“이라며 ”노도 열심히 저어야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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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38세와 오래전 경험한 20세를 오가는 연기를 펼칠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뒀을까. 그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 점은 없다. 다만 ‘순수함’에 차이가 있을 거라 여겼다. 38세 때는 사회 생활을 하며 찌든 모습을 보이려 했고, 스무살의 주인공은 순수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 차이를 두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무살 연기가 더 어렵더라. 나는 이미 33세인데 스무살의 순수함을 갖고 연기하는 거 자체가 많이 힘들었다. 스무살 때 연기를 할 땐 아무 생각 없이 진주만 생각하려 했다. 세월이 지나면 생각이 많아지게 마련인데, 스무살 때는 생각을 많이 하지 말아야겠다고 판단했다. 극중 아내 진주를 좋아하고, 뭘 하든 사랑스럽게 보일 때이니 진주만 생각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손호준의 스무살 때와 극중 스무살의 주인공은 어떤 점이 닮았는지 묻자 그는 “비슷한 점은 거리낌이 없다는 점이다. 스무살 때는 앞뒤를 가리지 않고, 이 일 저 일에 도전했다. 앞뒤 가리면서 일하진 않았다. 그게 모든 스무살의 모습인 거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나는 아직 배워가는 단계 배우다. 하고 싶은 역할을 정해놓고 있지 않다. 어떤 것도 소화해야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향후 계획은 없다. 내년에는 나를 응원하고 좋아해주는 분들을 위한 팬미팅을 한번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