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 지난 1996년 큰 논란을 일으켰던 영화 '애니깽'이 다시 한 번 소환됐다.


25일 배우 최일화는 한 매체를 통해 "과거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라며 "늦었지만 꼭 사과하고 싶었다. 사실과 진실에 따라 법의 심판을 받겠다"라고 고백했다.


최일화의 자진 고백 기사가 보도된 다음 날인 오늘(26일) 연극배우 A씨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최일화가 가벼운 성추행이었던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성추행이 아니라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한 24세 연극 배우 지망생이었다"라며 "'애니깽'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후 최일화가 발성 연습을 하자고 새벽에 불러내 성폭행했다"라고 털어놨다.


지난 199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숱한 이야깃거리를 낳았던 '애니깽'은 최일화의 성추문과 함께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호선 감독이 연출을 맡은 '애니깽'은 멕시코에서 촬영이 진행된 한국 영화다. 이 영화가 '문제의 작품'으로 등극한 것은 1996년 4월 27일에 열린 제34회 대종상 시상식이었다. 당시 개봉도 하지 않았던 '애니깽'은 '꽃잎'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은행나무 침대' 등 쟁쟁한 작품들을 꺾고 감독상, 최우수작품상 등을 휩쓸었다.


이 황당한 결과는 당연하게도 공정성 논란을 낳았고, 한국 영화계 최악의 '흑역사'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이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가 제작비를 지원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또 한 번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한편, '애니깽'은 시상식 이후인 1997년 개봉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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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영화 '애니깽'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