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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처음이라는 단어를 의심하게 만드는 선수, 바로 전북 수비수 김민재(22)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등장한 벼락스타다. K리그 데뷔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베스트11에 선정됐다. 내친 김에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단숨에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적응력이 경이롭다. 1996년생의 유망주가 어떤 무대에 가든 긴장하지 않고 기량을 발휘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다. 김민재는 올해 ACL에 데뷔했다. 첫 경험이지만 K리그와 A매치에서 그랬던 것처럼 흔들림 없이 제 몫을 하고 있다.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3차전 톈진취안젠과의 경기는 백미였다. 알렉산드레 파투, 안소니 모데스테가 버티는 톈진 공격수들을 온 몸으로 막아냈다. 전북이 공격에 집중하며 수비 뒷공간이 계속 비는 상황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했다. 1대1 상황에서 밀리지 않았다.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김민재 앞에서 톈진 공격수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막판 김민재는 벨기에 국가대표 악셀 비첼을 몸 싸움을 제압하며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3실점이라는 기록으로 김민재의 활약을 평가절하 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민재는 “지난해에 ACL에 정말 나가고 싶었다. 간절함이 있기 때문에 올해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첫 경기에서는 긴장을 좀 했다. 이후 내 스페셜 영상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오늘 실점을 하긴 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
아직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김민재는 ACL 우승을 그린다. 전북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김민재는 지난해 K리그 정복에 이어 아시아 챔피언 등극까지 욕심낸다. “우승을 하고 싶다.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다. 조별리그에서의 모습을 유지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김민재의 이날 활약이 빛나는 건 톈진의 외국인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상대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유력한 김민재 입장에선 소중한 경험을 한 셈이다. 김민재는 “확실히 수준 높은 게 느껴졌다. 팀 전체가 강하지 않아 우리가 이겼지만 개인 능력은 분명 좋은 선수들이었다. 공부가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과 차두리 코치는 이날 경기를 전주성에서 관전했다. 김민재도 이 사실을 경기 전 인지했다. 이미 신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지만 눈 앞에서 경기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김민재는 “솔직히 감독님이 오시는 걸 들었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표팀에서도 더 잘하고 싶다. 소속팀에서 컨디션 유지를 잘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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