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배우 조덕제가 오달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미투' 폭로한 연극배우 엄지영의 발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조덕제는 지난 9일 자신의 카페에 '배우 오달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라며 오달수와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두 명의 피해자(A씨·연극배우 엄지영 씨)에 대해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글에서 조덕제는 엄지영의 증언에 대해 "15년 전의 일이라며 JTBC '뉴스룸'에 직접 나와서 오달수 씨와 관련된 피해 사실을 밝히셨는데 정확히 어떤 부분이 시간이 지나도 씻어지지 않는 피해라고 말씀하시는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며 "그 피해가 성추행인지 성폭력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오달수 씨가 그 분에게 성추행이든 성폭행이든 어떤 유형의 성범죄를 저질렀다면 그분의 자신의 성적 결정권을 오달수 씨가 유·무형의 힘으로 침해하여 이를 강요하였다는 것인데, 직접 밝히신 피해 내용으로 봐서는 자신의 성적 결정권을 오달수 씨가 훼손하였다고 볼 개연성이 뚜렷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 두 건을 살펴 볼 때 오달수씨는 단순히 성욕에 눈이 멀어 여자들을 성추행하고 성폭력을 일삼았던 파렴치한 성범죄자로 무조건 비난하기보다는 '찌질한 놈'이나 '못난 놈'으로 불리우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고 적었다.


앞서 엄지영은 지난달 27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과거 오달수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엄지영은 "오달수와 2000년대 초 알게 됐다"며 "이후 연기 조언을 받기 위해 만났는데 오달수가 자신의 얼굴이 알려져서 부끄러우니 다른 곳에 가서 얘기하자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오달수가 자신을 모텔로 데리고 갔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기서 성추행을 당했다. 오달수가 편하게 이야기하자며 '더운데 씻고 하자'더라. 그러면서 옷을 벗겨주려고 몸에 손을 댔다. 내가 화장실에 가자 따라왔는데 몸이 안 좋다고 핑계를 대서 험한 일은 피했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또 엄지영은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통해 실명으로 폭로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처음에 댓글 올리신 분의 글을 보고 '나도 이제 얘기할 수 있겠구나'고 기다렸다"라며 "그 분이 마녀사냥 당하면서 댓글을 내리고, 그래도 오달수가 사과를 할 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다렸는데 사과는커녕 그 사람이 실명을 공개 안 했다는 이유로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게 용서가 안 됐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덕제는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채 B 씨의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이후 대법원에 상고한 조덕제는 영화계에 자체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등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양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진실 여부에 귀추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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