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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 주춤했던 안방극장의 ‘브로맨스’가 봄을 맞아 다시금 피어나고 있다.

브로맨스(Bromance)는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의 합성어로 국내에서는 남성들의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최근 몇 년 동안 영화,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많은 브로맨스를 그려왔지만 잠시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금 브로맨스가 안방극장을 찾아오고 있다.

오는 5월 방송을 앞둔 MBC 새 월화극 ‘검법남녀’에서도 정재영과 이이경의 브로맨스가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괴짜 법의학자와 초짜 검사의 특별한 공조수사를 다룬 ‘검법남녀’에서 정재영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베테랑 법의관이지만 보이지 않는 진실에 집착하는 괴짜 천재, 이이경은 마초 기질이 다분한 바람둥이 강력계 형사 역을 맡았다.

캐릭터 소개만으로도 다른 성향의 두 사람은 현장에서 공조 수사를 펼치며 진지한 극의 전개 속 활기찬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tvN 주말극 ‘라이브’에서도 배성우와 이광수의 ‘직장 브로맨스’를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지구대 속 사수와 부사수의 모습을 그리며 초반에는 가까워질 수 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점차적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나아가는 파트너의 따뜻한 브로맨스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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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극 ‘데릴남편 오작두’ 김강우와 정상훈(위), KBS2 새 수목극 ‘슈츠’ 장동건과 박형식. 사진 | 팬엔터테인먼트, 몬스터유니온, 엔터미디어픽처스

MBC 주말극 ‘데릴남편 오작두’에서도 주인공 커플 김강우, 유이의 로맨스가 주를 이루지만 김강우와 정상훈의 ‘코믹 앙숙 브로맨스’를 지지하는 시청자도 다수다. 두 사람은 유이를 좋아하는 공통점을 갖고있는 인물로 앙숙으로 만났다. 또 정상훈은 세상물정 모르고 순박한 김강우를 이용하려 했지만, 도리어 김강우가 그를 역이용하고 정상훈이 순순히 따르는 모습도 재미있다. 특히 두 사람의 실감나는 연기와 함께 정상훈의 코믹코드가 더해져 엉뚱한 브로맨스가 탄생, 극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밖에 25일 첫 방송되는 KBS2 새 수목극 ‘슈츠’는 극 소개부터 최고 로펌의 변호사와 천재 가짜 신입 변호사의 브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라 말할 정도로 브로맨스를 앞세웠다, 이에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할 장동건, 박형식의 변화하는 관계가 극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에는 훈훈한 비주얼 조화를 보이는 남자 배우들의 브로맨스가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넘어 남자 배우들의 우정 성장기와 끈끈한 모습에서 나오는 브로맨스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들의 필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관객들의 눈높이도 높아진 상황. 단순히 외모로만 판단했던 시기를 지나 제대로된 남자배우들의 주고받는 연기에 호응을 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와 같은 변화된 브로맨스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현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남녀 주인공의 비현실적인 로맨스보다는 돈독한 우정의 브로맨스가 오히려 공감을 얻고 좋은 반응을 얻는다. 특히 초반에는 서툰 모습을 보였지만 점차적으로 가까워지고 서로를 위해주는 현실적인 브로맨스에 공감하는 추세”라면서 “또한 무거워질 수 있는 극의 전개 속에서 브로맨스가 환기가 돼줄 수 있어 제작 과정에 있어서 브로맨스 요소가 넣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과거 영화계도 브로맨스가 흥행공식으로 자리잡으면서 멜로 혹은 여성중심의 시나리오가 사라진 사례가 있었기 때문. 최근 종영한 JTBC ‘미스티’나 현재 방송중인 ‘발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드라마에서도 브로맨스에 촛점을 맞춘 이야기들이 점차 확대되면서 장르의 다양성을 해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다. 이에대해 방송관계자들은 “영화와 달리 드라마의 경우 채널이 많고, 세대의 폭이 넓은 만큼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최근 잇따른 연예계 미투로 연기잘하는 중견 남자 배우들의 조합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또 브로맨스의 한계를 넘어선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 게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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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HB엔터테인먼트,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