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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홈플러스의 새로운 유통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한 데 모은 ‘홈플러스 스페셜’이 수도권에 상륙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스페셜’ 서울 1호점인 목동점을 12일 오픈한다. 이에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과 서부산점을 잇따라 오픈했다.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은 창고형 할인점인 대표주자격인 코스트코의 양평점과 직선거리로 불과 1.6㎞, 롯데마트 빅마켓 영등포점과는 약 2.7㎞ 떨어져 있다. 반경 500여m 안에는 이마트 목동점과 현대백화점 목동점을 포함한 대형 백화점이 2곳이나 위치해 있다. 서울 상권 중에서도 손 꼽히는 유통 격전장으로 꼽히는 목동에 수도권 첫 매장을 내놓을 정도로 홈플러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ybrid Discount Store)’를 표방하고 있다. 복잡한 동선 등 대형마트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고 창고형 할인점의 부족한 상품을 더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홈플러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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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오픈을 하루 앞둔 11일 찾은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매장은 육안으로도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시원스러운 통로를 확보했다. 실제로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의 매대간 간격은 기존 홈플러스 매장보다 많게는 22%까지 늘렸다. 매대 위 공간도 넉넉해 답답함을 느낄 수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창고형 할인점과 유사하지만 한결 정돈된 느낌이다.
하지만 상품 구성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 홈플러스 스페셜의 대용량 제품과 소용량 제품 비중은 6대 4이다. 이를 위해 카트 역시 소용량 제품을 주로 담을 수 있는 180ℓ 카트와 카트 밑에 박스 제품을 적재할 수 있는 330ℓ 두 종류로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 대형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대용량 제품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라면 박스 제품 등이 매대 하단에 배치돼 있다.
창고형 할인점에서 대용량 제품으로 구매하기 부담스러웠던 채소 등은 일반 대형마트와 같이 구매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최근 인기가 높은 수입맥주도 종류별로 골라담을 수 있도록 했다. 인기품목으로 꼽히는 소불고기와 연어 역시 기존 창고형 할인점에 비해 양을 줄여 부담을 덜었다.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만 단독으로 선보이는 차별화 상품 수는 2400여 종에 달한다.
축산과 수산은 기존 대면판매 방식을 사전포장(Pre-Package) 방식으로 바꿨다. 위생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축·수산물을 가공·포장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도록 오픈형으로 단장했다.
통로 공간이 늘어나면서 매대를 과거처럼 넣을 수 없기 때문에 제품의 총 종류수는 기존 2만2000여개에서 1만7000여개로 20% 이상 줄어들었다. 이는 고객이 주로 찾는 핵심 상품을 우선 배치하고, 한 브랜드의 다양한 용량 제품을 선보이는 대신 용량의 가짓수를 줄여 브랜드의 수를 유지하는 상품 전략 등으로 보완했다.
홈플러스 김웅 상품부문장(전무)은 “보다 쾌적한 쇼핑 환경을 조성하고 1~2인 가구의 핵가족이 찾는 소용량 상품부터 가성비 높은 대용량과 차별화 상품까지 갖춰놓은 만큼, 대용량 상품만 판매하는 인근의 창고형 할인점과 경쟁해도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13일 동대전점을 비롯,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주요 광역도시와 전국 주요 핵심상권을 중심으로 기존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말까지 10개 점포, 올해 안에는 20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홈플러스 스페셜은 올해부터 향후 3년간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한다는 목표다.
앞서 선보인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의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과 서부산점은 오픈 후 지난 8일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2% 상승했다. 이 기간 고객이 쇼핑한 금액(객단가)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45% 높아졌다.
하지만 미래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이른바 ‘오픈 효과’가 빠지는 시기부터 제대로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편의성에서는 앞서지만 익숙한 소비 습관을 단숨에 바꿀 수 있는 홈플러스만의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경쟁이 한층 치열한 수도권 시장에서 경쟁업체의 대응이 본격화될 경우, 홈플러스가 내놓을 카드가 할인 등을 제외하고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점포와 물류센터 등 자산 매각 등으로 실탄를 확보하고 몸을 가볍게 만든 홈플러스가 야심차게 선보인 홈플러스 스페셜의 수도권 공략의 성패는 사실상 홈플러스의 향후 생존을 가늠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hong7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