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KBO, 이장석 전 대표 무기실격 처분!
KBO 장윤호 사무총장.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BO리그가 꿈틀대고 있다. 더 나은 리그를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자구책 마련을 위한 힘찬 움직임이 시작됐다. 각 구단 살림을 책임지는 단장들이 “수박 겉핥기식이 아닌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마라톤회의도 불사하자”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미 한 차례 시도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장윤호 사무총장과 10개 구단 단장은 지난달 23일부터 6박 7일 일정으로 일본프로야구 현장 답사를 다녀왔다. 일본프로야구의 산업화 실태를 돌아보고 KBO리그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가늠하는 일종의 단기 연수였다. 매년 관광처럼 이어지던 연례행사가 올해는 워크숍 형태로 발전했다. KBO 장윤호 사무총장은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니라 리그 발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늘어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 받았다. 8월에 열릴 실행위원회도 한 시간 정도 얼굴만 잠깐 보고 헤어지는 요식행위가 아니라 진중하고 제대로된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보자는고 의견일치를 봤다”고 귀띔했다.

만원관중 고척스카이돔, 연휴효과 제대로[SS포토]
연휴를 맞아 넥센의 홈그라운드인 고척스카이돔을 가득 채운 야구팬.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단장들이 제도를 개선할 최종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각 구단간의 첨예하게 대립된 난제들을 대화로 풀기 시작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브레인스토밍이든 난상토론이든 각 구단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는 실무 총책임자들이 ‘KBO리그를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로 격상시켜 산업화를 이뤄내자’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마음을 모은 것이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진솔한 얘기들이 많이 오갔다. 결론난 것은 없지만 마음을 열고 서로의 문제점과 지향점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는 것만으로도 진일보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또 다른 구단 단장은 “실행위원회도 이번처럼 장시간 논의하는 이른바 ‘끝장토론’처럼 해보자고 합의했다. 경기 시간에 맞춰 구장에 가야한다는 이유로 한 시간 가량 얼굴만 비치고 회의가 끝나는 일이 허다했는데 이런 식의 진행으로는 제대로된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하다보면 조금 더 합리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위한 전면드래프트제도 도입이나 프리에이전트(FA) 등급제 등도 광범위하게 펼쳐놓았다. 산적한 문제에 대한 각자 해법을 가감없이 늘어놓다보면 정답에 가까운 개선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지방구단의 한 단장은 “어떤 부분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감정싸움을 하기보다는 야구하는 후배들과 구장을 찾는 팬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이를 토대로 각 구단이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에 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KBO리그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에 10개 구단 단장들이 공감했다. 언제 어떤 형태로 결론이 날지 예측할 수 없지만 단순히 흥행이나 인기가 아닌, 야구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단계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포토] 2-3위 SK-한화전, 이틀 연속 매진 기록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관중석을 가둔 메운 만원관중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관심을 모은 통합마케팅 등 수익모델 창출과 연관한 산업화는 별도로 논의하고 있다. 장 사무총장은 “마케팅 자회사인 KBOP와 각 구단 마케팅 팀장들이 통합마케팅에 관한 부분은 따로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구단의 마케팅 팀장은 “티켓발급 시스템이나 굿즈 제작 등 마케팅 전반에 관한 각 구단의 이권과 이해관계가 엇갈려 의견을 모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BO가 빅 마켓과 스몰 마켓 구단의 이견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면 의외로 쉽게 통합이 진행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BO와 10개 구단이 리그의 존속을 뛰어넘어 완전한 산업화를 위해 조용하지만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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