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
‘굿 닥터’의 일본 리메이크작 홍보 포스터. 사진 | 일본 후지TV 홈페이지 캡처

한국에서 히트했던 드라마가 최근 일본에서 리메이크되면서 호평을 얻고 있다. 바로 지난 2013년 주원과 문채원이 출연했던 의학물 ‘굿 닥터’가 화제의 드라마다. 지난 7월부터 일본 후지 TV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드라마가 일주일에 1회씩 방영되는데 11.5%의 시청률로 시작한 ‘굿 닥터’는 2회 10.6%, 3회 11.6%, 4회 10.6%였고 지난 주 방송된 5회는 12.2%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일본에서는 ‘시청률 1%=시청자 100만명’으로 계산되므로 평균 1000만명의 시청자가 ‘굿 닥터’를 즐겨 보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총인구 수는 약 1억 2600만명이지만 지상파 방송국 6개에 지역 방송과 위성·케이블국을 합하면 100개가 거뜬히 넘는 다채널 시대에 시청률 10%를 넘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후지TV의 발표에 따르면 ‘굿 닥터’가 방영되는 목요일 오후 10~11시대에 시청률 12%를 넘긴 건 4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되돌아보면 지금까지 많은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리메이크됐다. 영화 ‘두사부일체’가 2006년에 ‘마이 보스 마이 히어로’라는 제목으로 드라마화됐고 배용준 주연의 ‘호텔리어’를 비롯해 ‘마왕’, ‘쩐의 전쟁’, ‘미남이시네요’도 리메이크됐다. 2016년에는 ‘미생’이 ‘HOPE 기대제로의 신입사원’이란 제목으로, 지난 해에는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올 봄에는 ‘시그널’이 리메이크됐다. 최근 한국에서도 ‘마더’, ‘리치맨’,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 등과 같이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가 많은 것처럼, 일본도 의외로 많은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하고 있다.

단 시청률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호텔리어’는 평균 8.9%, ‘미남이시네요’는 9.95%였다. 각각 방영 시기나 시간대가 다르므로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최근작만 하더라도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평균 9.7%, ‘미생’이 6.1%, ‘시그널’은 7.7%를 각각 마크하며 좀처럼 시청률 10%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나마 ‘마왕’과 ‘쩐의 전쟁’이 각각 11.4%, 13.4%로 두 자릿수를 넘겼고 인기 배우 아라가키 유이가 열연했던 ‘마이 보스 마이 히어로’가 평균 19.1%와 최종화 23.2%로 히트를 기록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굿 닥터’의 순항은 놀라울 따름인데 인기의 이유도 단순히 ‘한국 드라마의 리메이크’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판이든 일본판이든 ‘굿 닥터’라는 작품이 큰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소아과 병동을 무대로 의사들의 다양한 인간상을 그리며 말 그대로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주제를 파고들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가치관과 동질성을 가진 만큼 작품의 세계관을 밀접하게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또 이질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서로에게 큰 자극이 되기도 한다.

일본판 ‘굿 닥터’는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에 있어 원작과의 공통점이 많으므로 한국 시청자들도 분명 친근함을 느끼리라. 매주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극 중반에 접어든 지금 ‘굿 닥터’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피치 커뮤니케이션 대표(번역:이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