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불모지에서 일군 의미 있는 은메달이다.
한국 남자 카바디 대표팀은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시어터 가루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카바디 결승서 이란에 15-26으로 패해 은메달을 확보했다.
카바디 강국 이란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후반 초반 벌어진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은 인도 프로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장군(26·벵갈워리어스)을 필두로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초반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양 팀이 수비로 1점씩을 확보하며 팽팽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과 이란 모두 강력한 수비를 앞세워 실점하지 않았다. 초반 5분을 지나 이란이 2점을 얻었고 한국은 1-3로 끌려갔다. 연이어 점수를 내줘 3-7까지 끌려갔다. 어려운 상황에서 박현일과 이장군의 득점으로 추격했고 7-8까지 따라 붙었다. 전반 종료 2분20초를 남겨놓고는 수비까지 성공해 기어이 8-8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종료 직전 이동건의 공격이 막히고 이란의 공격에 실점하며 8-10으로 뒤진 채 전반을 마감했다.
3명으로 후반을 시작한 한국은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초반 이장군이 공격을 시도하다 수비에 잡혀 실점했고, 상대 공격으로 또 점수를 내줬다. 차이는 8-12로 4점까지 벌어졌다. 이어 마지막 공격수의 공격마저 무산돼 9-15로 끌려갔다. 한국은 계속해서 고전했다. 후반 8분이 지난 시점에 9-17로 8점 뒤졌다. 한국은 점수 차를 좁히기 위해 고군분투 했지만 이란의 압도적인 기세에 밀려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이란의 승리로 끝났다.
아쉬운 준우승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4경기를 전승으로 마감했다. 종주국이자 세계 최강인 인도를 1점 차로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준결승서 만난 파키스탄 역시 난적이었다. 그래도 큰 위기 없이 승리해 결승 무대를 밟았다. 금메달의 문턱까지 왔지만 신체조건이 좋은 이란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6전 전승이라는 기록으로 정상에 섰다. 한국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서 처음으로 이 종목에 출전했다. 당시엔 2전 전패로 예선 탈락했다. 4년 후 인천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아시안게임에서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당당하게 자리 잡았다. 한국은 여전히 카바디 불모지다. 정식팀이 하나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국가대표 선수들 대부분이 인도리그에서 뛰어야 하는 실정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한국은 카바디 강호들을 잡고 은메달을 획득했다. 기적에 가까운 결과다.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생소한 종목이 메달 하나를 안겼다.
카바디는 인도에서 시작된 스포츠다. 사각의 경기장 안에서 각 7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전·후반 각각 20분씩 총 40분 싸우는 종목이다. 경기는 공격권을 소유한 팀에서 '침입자(레이더)'라 불리는 공격수를 상대 진영으로 보내면서 막을 올린다. 공격수는 호흡을 멈춘 상태에서 상대 선수들을 터치하거나 붙잡은 후 자기 지역으로 복귀한다. 공격자가 상대를 터치할 때엔 숨을 멈추어야 한다. 동시에 '카바디'라는 말을 빠르게 반복해야 한다. 카바디는 힌두어로 '숨을 참는다'는 의미다. 공격수가 카바디를 고의로 늦게 말하면 반칙이다. 상대팀에게 1점이 주어진다. 공격자가 상대를 터치하면 1점을 얻고 터치 당한 선수는 경기장 밖으로 나간다. 수비팀은 공격자가 숨을 멈춘 상태에서 돌아가지 못하도록 막는 게 목표다. 숨을 참는 동안 자기 팀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공격자는 퇴장 당하고 수비팀 점수가 올라간다. 상대팀 전원을 경기장 밖으로 내보내면 추가로 2점을 얻는다. 경기가 끝날 때 점수가 높은 팀이 최종 승자가 되면 동점일 경우 연장전을 치러 전후반 5분씩을 더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