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 8번홀 밝은 표정으로 그린 향해 이동하고 있다
임희정 밝은 표정으로 그린 향해 이동하고 있다.

[춘천=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승으로 풀 수 있을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을 딴 여자골프 국가대표 임희정(18·동광고)이 KLPGA투어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에서 여고생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임희정은 31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뽑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1라운드에서도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2위에 올랐던 임희정은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희정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 7언더파 281타 단독 7위로 메달을 따는데 실패했다. 덕분에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화려하게 프로 전향을 하려 했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KLPGA 규정에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에게 정회원 자격을 준다. 임희정은 은메달에 그치는 바람에 10월 열리는 정회원 테스트부터 거쳐야 한다. “아시안게임에 목표로 했던 단체전 금메달을 따지 못해 사실 많이 우울했다”는 임희정은 27일 귀국하지마자 한화클래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털어버렸다. 그리고 대회가 시작되자 화풀이라도 하듯 이틀동안 맹타를 휘둘렀다.

대회가 열리는 제이트팰리스 코스는 전장(6757야드)이 길고 러프가 깊고 그린이 빠른 난코스로 유명하다. 하지만 임희정은 이날 그린을 딱 한번 놓칠만큼 정교한 샷을 뽐내며 ‘프로 언니’들을 긴장시켰다. 이날 10번홀에서 출발한 임희정은 14, 16, 18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로 3타를 줄인 뒤 후반들어 2번홀(파4)에서 10미터 버디를 성공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3번홀(파4)에서 핀 2미터 거리에 붙여 버디를 낚았고, 4홀(파5)에서는 웨지로 핀 1미터 거리에 볼을 바짝 붙여 3연속 버디를 명중시켰다. 6번홀(파4)에서 세컨샷을 핀 1.5미터에 붙여놓고도 2퍼트를 해 보기를 한 것이 옥에 티였다.

2라운드를 마친 뒤 임희정은 “공략했던 지점에 잘 떨어지면서 원하는 대로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쇼트게임과 퍼트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던 게 이번 대회에서 효과를 좀 봤다. 또 아시안게임에서 했던 실수를 하지 말자는 다짐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선전의 비결을 설명했다.

임희정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놓쳤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정회원과 시드가 한꺼번에 해결된다. 내년 KLPGA 투어의 직행 티켓을 받을 수 있다. 10월 KLPGA정회원 선발전과 11월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을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 욕심이 생길 법도 하다. 하지만 임희정은 “우승요? 욕심 정말 없어요. 많이 배우고 가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손사레를 쳤다. 그러면서도 “아직 2라운드 밖에 되지 않은 만큼 더 열심히 치겠다”며 마음속 깊숙히 감춰둔 ‘욕심’을 살짝 내비쳤다.

유인근기자 ink@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