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환-황인범
축구대표팀 측면 수비수 김문환(왼쪽)과 미드필더 황인범이 4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축구국가대표팀 소집 훈련 둘째날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파주 | 김도훈기자

[파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벤투가 찍은 두 남자’에게서 굳은 결의가 느껴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에 조연 구실을 한 미드필더 황인범(22·아산)과 측면 수비수 김문환(21·부산)은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단 것에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둘은 4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대표팀 소집 둘째날 훈련에 앞서 “지속해서 부름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겠다”고 입을 모았다. 황인범과 김문환은 손흥민, 조현우, 김민재 등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6명 동료와 이틀 전 귀국한 뒤 전날 벤투호 첫 소집 훈련엔 각자 휴식을 취했다. 둘째 날인 이날 오전 대표팀으로 합류해 새 도전에 나섰다.

황인범과 김문환은 ‘벤투호 1기’에 합류하며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 기회를 잡았다. 둘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아시안게임을 지켜보며 직접 지목한 자원이다. 벤투 감독은 “황인범과 김문환은 신장이나 체격이 작다는 평가가 있으나 뛰어난 기술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황인범은 “감독께서 나를 언급한 내용을 기사로 접했다”며 “아직 직접 주문받은 건 없지만, 공격에서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연계플레이에 능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카메라 앞에 서본 건 처음이다. TV에서 보던 형들과 만나게 돼 영광”이라면서 “이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스스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여겼다”면서 “A대표팀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곳에 오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뛰다가 올 1월 경찰 구단인 아산 무궁화에 입대해 활약 중인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조기 전역의 행운을 잡았다. “아시안게임을 경험하며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있었나’ 싶었다”고 웃은 그는 “팀을 위해서 경기했다. 느낀 게 너무나 많다. A대표팀 뿐 아니라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스스로 인정할 플레이를 한다면 선수로 어마어마하게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멤버만 8명이나 A대표팀에 합류한 것에 대해서도 “아는 선수가 없었으면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면서 “(경찰축구단에서) 내 후임인 (주)세종이 형이 있으니까 잘 챙겨줄 것으로 믿는다”고 농담했다.

김문환 역시 ‘간절함’을 강조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꿈꿔 온 순간이 와서 영광”이라며 “(포지션 경쟁자인) 이용 형에게 배울 건 배우겠다. 다만 공격수 출신인 만큼 공격적인 부분은 내 강점”이라면서 주전 욕심을 내비쳤다. 가뜩이나 풀백 기근 현상에 시달리는 한국 축구에 김문환의 활약은 단비 같은 소식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강한 체력과 함께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공격 가담 역시 날카로운 모습을 보인 김문환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는 “첫인상 중요하듯 정말 간절하게 하겠다”며 A대표팀에서 새 도약을 꿈꿨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