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용
남자 검도 국가대표 조진용이 1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끝난 제17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첫날 남자 개인전에서 준우승을 한 뒤 스포츠서울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하고 있다. 인천 | 김용일기자

[인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선배가 나를 밀어줬는데…우승 못해서 죄송하다.”

세계선수권 네 번째 도전 만에 개인전 첫 입상 꿈을 이룬 조진용(28·용인시청·5단)은 기쁜 마음보다 준결승에서 자신에게 패한 선배에게 미안해했다. 조진용은 1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안도 쇼(일본)에게 머리치기 0-2 패배를 당했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종주국 일본 강자를 위협하며 시상대에 섰다. 그는 이전까지 세 차례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았지만 단체전에서만 세 차례 입상(준우승 2회, 3위 1회)했을 뿐 개인전에서는 한 번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대학 시절부터 전국 대회 개인전에서 두각을 보여 검도계에서 주목받았지만 3년 전 도쿄 대회에서는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는 이번 세계선수권 준비가 수월하지 않았다. 군 복무와 맞물려 초반 대표팀 정상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대신 주말 외박 등을 이용해 개인 훈련에 매진했고, 최근 전역한 뒤 자기 자신과 싸움을 벌이며 몸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그만의 노력은 대회 첫 날 개인전서부터 빛을 봤다. 64강에서 헝가리의 발라즈 토트를 머리치기로 제압한 조진용은 32강에서 ‘난적’ 일본의 니시무라 히데히사를 상대로 머리치기를 내주며 끌려갔다. 최대 위기였다. 그러나 두 차례 손목치기가 적중하면서 2-1 역전승했다. 이어 8강에서 브라질 국적을 지닌 토마스 다카야마를 꺾은 그는 4강에서 대표팀은 물론, 소속팀 선배인 박병훈과 칼을 겨눴다. 팽팽한 접전을 벌인 끝에 손목치기를 승리를 따내며 생애 첫 결승 무대에 섰다. 그러나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한 안도의 저력은 매서웠다. 초반부터 조진용의 머리를 가격하며 기세를 올린 그는 틈을 보이지 않으면서 막판 또다시 머리치기에 성공하며 우승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생애 첫 세계선수권 개인전 준우승 소감은.

결승에서 일본 선수와 만났지만 자신감이 있었다. 다만 상대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공격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서두른 것 같다. 그게 패인이다. 입상한 건 좋은 일이지만, 우승 놓친 것을 반성하고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안도가 좋은 선수이지만, 선배 박병훈은 (4강전이 끝난 뒤)후배 조진용의 칼이 좋아서 일을 낼 것 같다더라.

사실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다만 마지막까지 잘 했어야 했는데 실수해서 아쉽다. 이틀 뒤 남자 단체전 때 더 잘하겠다.

- 4강에서 선배 박병훈과 만났는데.

결승에 가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다만 박병훈 선배가 나보다 훨씬 잘 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느낌상 동생을 밀어준 것 같다. 너무나 감사한데 결승에서 져서 죄송한 마음이다.

- 32강 니시무라와 경기가 고비였는데.

니시무라가 손목치기가 주특기다. 머리를 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에 제대로 맞아서 인정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상대 틈을 봤는데 손목이 보이더라. 운이 좋게 두 번 다 잘 들어간 것 같다.

- 그동안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기대를 많이 받았지만 입상에 실패했는데, 이번에 군 복무하면서 어렵게 준비한 끝에 이뤄낸 준우승이다.

이기려는 마음보다 자신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나섰다. 과감하게 칼이 나가면 좋은 기회가 있으리라고 여겼다. 군 복무 중 훈련을 많이 못해서 심적으로 불안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이 오늘 좋은 컨디션을 끌어낸 것 같다.

- 이틀 뒤 단체전이 있는데.

무조건 우승하겠다는 마음 뿐이다. 오늘의 아쉬움을 단체전에서 풀겠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