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정지화면으로 착각할 정도로 장장 7시간 동안 공부만 하는 영상이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특별한 정보도 재미있는 대사도 없지만 구독자 수는 어느덧 4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죠. '공부 유튜버' 노잼봇(조찬희·23)이 바로 이 영상의 주인공입니다.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노잼봇은 지난 4월부터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 라이브로 중계하고, 그 외 일상 모습이 담긴 '브이로그'(VLOG)도 틈틈이 공개하고 있습니다. 노잼봇의 인기에는 연예인 못지 않은 잘생긴 외모와 수천 명의 구독자들이 참여하는 실시간 채팅의 각종 '드립'도 한몫 하는데요.


고등학교를 졸업 하자마자 의무경찰로 군복무를 마친 그는 경찰에 대한 꿈이 확고했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바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은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유명 유튜버가 됐죠. 최근 경찰 시험에서 떨어졌다는 노잼봇은 크리에이터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는 팬미팅 개최, 라디오 출연에 이어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 사업 '다이아 티비(DIA TV)'가 지난 4일부터 KT 올레 tv 모바일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웹드라마 '짝사랑 전세역전'에 복학생 역할로 출연,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만난 노잼봇은 또 다른 도전 앞에 두려움이나 걱정보단 설렘이 더 커 보였습니다. "제 젊음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선 얼마나 크리에이터로서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인터뷰였지만 본인의 가치관과 크리에이터로서, 그리고 20대 청춘의 한 사람으로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차분하고 침착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시원하게 제 안에 있는 끼를 다 방출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는 유튜버 노잼봇을 최근 서울 강남구 다이아 스튜디오에서 만났습니다.


Q : 노잼봇. 이름이 특이해요. 어떤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 '재미없는 로봇'이란 뜻이에요. 군대에 있을 때 선임이 지어주셨죠. 말투가 특이하고 어조가 일정해서 그런 저의 특징을 가지고 놀리다가 나온 별명입니다.


Q : 요즘 정말 핫한 유튜버에요.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주변 지인들에게 연락도 많이 오고, 길 가다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졌어요. 그럴 때 조금 실감이 나지만 아직도 얼떨떨하고, 인터뷰 하고 있는 지금 이 자리도 전 그저 신기해요.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굉장히 좋아하세요. 특히 아버지께서는 직접 촬영을 도와주시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시기도 해요. 유튜버를 시작하고 오히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 거 같아 즐겁습니다.


Q : 최근 '다이아TV'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더 폭넓은 활동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어요. 출연 제의도 많이 올 거 같은데.


최근 인기를 얻으면서 다큐멘터리부터 예능, 라디오 등에 출연 제의도 많이 왔어요. 웹드라마 촬영도 있고, 곧 라디오에도 출연할 예정이에요.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 같아 설레기도 하고 잘할 수 있을까 떨리기도 해요. 그냥 자연스러운 제 본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 웹드라마 '짝사랑 전세역전'에서 복학생 역을 맡았죠. 첫 연기에 도전하는 소감은요?


정말 과분하죠. 구독자분들이 많은 사랑을 주셔서 제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거니까요. 평소 관심이 많았던 분야인 만큼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Q : 언제부터 경찰의 꿈을 키웠나요? 경찰이 되고 싶은 이유가 궁금해요.


어린 시절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의 외적인 모습이 멋있어 보여서 관심이 갔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경찰'이란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기 시작했죠. 평소에 분석하는 걸 좋아해서 저랑 잘 맞을 거 같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경찰의 청렴한 이미지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경찰이 된다면 수사과에 가서 미해결된 사건을 해결하는, 영화 같은 일들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꼭 그게 아니라도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조금이라도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전 거기서 많은 희열을 느낄 거 같아요.


Q :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유튜브 영상을 올린 이유가 뭔가요?


솔직히 처음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공부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제 영상은 한마디로 '노잼'이에요. 공부만 하는 제 모습을 누가 볼까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시고 동기부여가 됐다는 댓글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어? 생각보다 내가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며 뿌듯했어요.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Q : 이번에 준비하던 경찰 시험에 떨어지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겠어요.


잃은 것도 있고 얻은 것도 있는 거 같아요. 패배감을 느낀 건 기분이 좋진 않은 일이지만, 그로 인해 '유튜버'라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아쉬움이 잦아드는 것 같아요.


Q : 최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찰의 꿈은 포기할 생각이 없으며 당분간 채널 운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히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해요.


전 아직 해보고 싶은 게 정말 많은 사람이에요. 지금 제 나이 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어요. 나이 들어서 젊은 시절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즐기고 싶었어요.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도 중요하지만 공부를 하기 이전에 그간 하고 싶은 것들을 후회 없이 다 해보고 나서 나중에 공부에 매진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정말 재미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게 굉장히 즐거운 일인 거 같아요.


Q : 그러면 공부 영상은 당분간은 볼 수 없는 건가요?


제가 아직은 많이 부족한 거 같아서 공부는 계속할 예정이에요. 경찰의 꿈도 포기한 건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 부지런히 공부 중입니다. 구독자분들이 제 공부 영상을 그리워해 주신다면 기존의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 영상 외에 책 읽기나 토익, 글쓰기 교정 영상 등 이전보다 다양한 공부 영상을 만들 생각도 있어요.


Q : 구독자가 어느새 40만 명에 육박했어요. 공부 영상 최고 조회 수가 70만이 훌쩍 넘어요. 노잼봇의 영상이 화제 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댓글의 영향력이 확실히 큰 거 같아요. 구독자 여러분들께서 굉장히 재치있는 댓글을 많이 달아주세요. 저도 그 댓글을 자주 확인하는데 정말 재미있는 게 많아요. 제 입으로 말하기 조금 쑥스럽지만 '우린 도둑들이에요. 잡아가세요' '닉네임 노잼봇 말고 유잼봇으로 바꿔주세요' '경찰의 미래가 밝다' '고척돔에서 공부해주세요' 등 댓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감사하게도 최근 제 팬카페가 생겼는데, 이름이 '당경난도'더라고요. '당신은 경찰 난 도둑'의 줄임말이에요.(웃음)


Q : 팬 애칭도 따로 있나요?


독창적인 걸 좋아하는 편이라 흔하지 않은 걸 곰곰이 생각해봐야겠어요. 구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당신'을 원하시는 거 같긴 해요. 팬들이 원하는 쪽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안 그래도 최근 영화 '베놈'을 함께 보는 팬미팅을 준비했는데, 총 135석인데 2만 명이 넘는 분들이 지원해 주셔서 아쉽게도 조기 마감을 했어요. 더 많은 분들을 모시고 싶었는데, 솔직히 마음이 많이 아파요.


Q : 공부하는 시간 외에, 평소 취미가 무엇인가요?


영상 촬영을 해서 추억으로 남기는 것도 좋아하고 기타 연주도 즐겨 해요. 고등학교 때 밴드부를 해서 일렉 기타, 통기타 모두 칠 줄 알아요. 영화 감상도 좋아하는데 특히 마블 영화를 좋아해요. 운동은 턱걸이같은 맨몸 운동을 많이 해요. 독서도 열심히 하는데 확실히 화법에 대한 책을 많이 읽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께 더 간결하고 깔끔하게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Q : 학창시절 인기도 많았을 거 같아요.


중학교 때는 남녀공학을 나왔는데, 부끄럽지만 솔직히 인기는 좀 있는 편이었어요. 교내방송으로 고백받아본 적도 있고, 책상 밑에 보면 초콜릿이랑 편지가 있고.(웃음) 고등학교는 남고를 나와서 인기는 별로 없었어요.


Q : 노잼봇의 인기에는 잘생긴 외모도 한몫하는 거 같아요. 차은우 닮은꼴로도 유명하던데요.


정말 영광입니다. 유튜버를 시작하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제 외모를 좋아해 주시고 칭찬해주셔서 과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창의적인 크리에이터 '노잼봇'으로 구독자분들을 찾아뵙고 싶어요. 그럴 수 있도록 부지런히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Q : 평범한 일상(브이로그)을 담은 영상도 조회 수 100만 회가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공부 영상 외에 브이로그를 올리게 된 계기도 있을 거 같은데요.


'브이로그'를 특별히 선호하는 이유는 '일상'이란 큰 틀 안에서 굉장히 자유분방하게 다양한 것들을 담아낼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에요. 또 정형화되지 않은 일상 속 친숙한 제 모습을 보여드림으로써 구독자분들과도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은 거 같아요.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것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구독자분들과 쌍방향 소통을 하고 싶어서 만든 거예요.


Q : 영상을 올리고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구독자께서 많이 봐주시고 댓글 남겨 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사실 제 영상은 다른 유튜버들에 비해 내용도 별거 없고 정보라던가 전문지식 기술도 없고, 어떻게 보면 정말 보잘것없는 영상이에요. 그런 제 영상을 보고 함께 공부하고, 교실이나 강의실에서도 영상을 띄워놓고 자습하는 사진도 봤어요. 많이 부족한데 이렇게 좋게 봐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Q : 앞으로 노잼봇 채널에서 어떤 영상을 볼 수 있을까요?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시작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다 해볼 생각이에요. 우선 젊었을 때 세계일주를 해보는 게 꿈인데 여행 영상도 남겨 보고 싶어요. 당장은 일상 콘텐츠를 고수해나가면서 새로운 콘텐츠들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Q : 1년 뒤 노잼봇은 어떤 모습일까요? 개인으로서 혹은 크리에이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유튜버로서 시원하게 제 안에 있는 끼를 다 방출하고 싶어요. 제 머릿속에 가득 찬 여러가지 이상적인 그림들을 제 채널에 담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SNS핫스타]는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된 인물을 집중 조명하는 코너로서, 페이스북 'SNS핫스타' 페이지를 통해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ㅣ다이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