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준 10번홀  그린 갤러리 인사
이형준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후 갤러리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해=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번엔 주인공이 되고 싶다.”

제네시스 포인트 2위 이형준(26)이 반란을 꿈꾸고 있다. 1위인 박상현이 없는 틈을 타 올시즌 제네시스 대상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현재 이형준은 대상 포인트 3314점으로 박상현(4412점)에 1098점 뒤져 있다. 우승하면 1000점을 받는다. 박상현이 현재 경상남도 김해시에 위치한 정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에 불참한 것은 이형준에게는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게다가 박상현의 경우 일본 투어에 집중하느라 남은 국내 대회 출전에 쉽지 않다. 남은 대회는 이 대회를 포함해 3경기뿐이다. 이형준은 이 3개 모두 출전하기 때문에 충분히 역전은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로 다가온다. 이에 대해 이형준은 “신한동해오픈때 (박)상현 형이 일본일정 때문에 앞으로 남은 한국 대회 출전이 어렵다고 해서 내가 남은 경기 잘해 꼭 대상을 차지하겠다고 허락을 받았다. 형도 그러라고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형준의 그런 다짐이 조금 더 무게감이 실리게 됐다. 26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그는 신나는 버디 사냥을 벌이며 5타를 줄여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2번홀(파3) 8m 버디로 포문을 연 이형준은 4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폴 한 발짝 옆에 떨궈 가볍게 1타를 더 줄였다. 5번홀(파5)에서 보기를 했지만 이어진 6번홀(파4), 7번홀(파4) 연속 버디로 만회해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분위기를 이어갔다. 첫 홀인 10번(파5)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14번홀(파5)에서는 이글성 버디를 보태 모두 5타를 줄이며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형준은 “전체적으로 만족한 라운드였다. 티샷과 퍼트 모두 좋았고 매일 이렇게만 경기했으면 좋겠다”라고 만족스러운 소감과 함께 “우승도 좋지만 대상경쟁에서 늘 들러리만 섰는데 올해는 정말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확률 200만분의 1이라는 앨버트로스를 작성한 이태희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타를 줄여 이형준에 단 1타차 공동 2위(7언더파 137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이태희는 이 대회를 포함해 이번 시즌 남은 3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면 상금왕에 오를 수 있는 상금랭킹 2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그는 “역전이 쉽지도 않겠지만 다음달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출전을 일본 큐스쿨에 나가야하기 때문에 불가능해졌다. 그저 욕심부리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할뿐이다”라고 말했다. 이태희가 투어 챔피언십에 불참하면 박상현은 자동으로 상금왕이 확정된다.

최경주(44)는 버디 3개와 보기 3개에 트리플보기 1개를 곁들여 3오버파 75타를 적어냈다. 2라운드 합계 8오버파 152타로 컷 통과에 실패해 남은 이틀 동안은 대회 호스트 역할에 전념하게 된다. 최경주는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샷이나 여러 측면에서 나쁘지 않았다. 근육이 채워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도 괜찮았다. 향후의 성적이 기대 된다. 내년 2월을 기점으로 다시 PGA투어 경기에 나설 것이다. 그 때를 위해 체계적인 몸 관리와 함께 열심히 연습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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