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경주2
최근 벨로드럼에서는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고 과감한 경주운영으로 이변을 연출하는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경륜에도 내 강점을 잘 살리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해 승리를 따내는 선수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종합득점과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고 과감한 경주운영을 바탕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선수들이 있어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벨로드롬의 여우’ 공민우가 대표적이다. 공민우는 인기순위 최하위의 경주에서도 특선급 최강자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경주운영을 펼친다. 우수급에서 9연승을 거두고 특선급에 복귀한 공민우는 복귀 첫 회차 경주인 지난 6월 9일 토요경주에서 인기순위는 5위였다. 게다가 초주까지 배정받아 불리함을 더하고 있었다. 하지만 과감성을 앞세운 타종선행으로 경주를 이끌었고 노련한 완급조절을 통해 최래선을 젖히기를 봉쇄하며 이현구에 이어 2착에 성공했다. 8월 19일 광명 일요경주에서는 인기순위 6위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벨로드롬의 여우’답게 상대선수들의 전법과 승부 타이밍을 잘 파악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특선급의 편성이 워낙 강해서 다소 기복을 보이고는 있지만 언제라도 한방이 가능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우수급의 정현호는 변칙승부로 긴장감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마크추입형 선수로 굳어있던 이미지에서 탈피, 과감한 선행승부를 간간히 펼치는 요주의 선수다. 비록 선행으로 착순에는 들지 못했지만 타종선행으로 11초 중반대의 기록을 내고 있고 경주 흐름을 언제든지 반전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지난 8월 17일 광명 금요경주에서도 인기순위 6위였지만 정현호의 변칙적인 승부를 의식한 축 박민오가 정현호의 초주를 해제시켜주면서 입상에 성공했다.

김우병은 촌각을 다투는 치열한 각축 속에 나온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 선수다. 그는 인지도 최하위로 출전한 지난 7월 8일 선발급 결승전이 대표적이다. 경주 초반은 충청권 선수들의 페이스로 예상대로 엄지용이 먼저 주도권을 잡았고 그 후미를 충청권 선배인 박석기가 추주했다. 이대로 경주가 이어진다면 박석기의 직선 추입으로 연결되며 충청팀의 완승도 가능했던 흐름이었다. 하지만 엄지용이 김우병의 젖히기를 의식했는지 2코너 부근에서 외선주행을 했고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던 김우병이 질풍 같은 내선젖히기로 흐름을 반전 시키면서 결승전 우승이라는 이변을 연출했다.

예상지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종합득점에도 불구하고 주눅들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있다. 각 급별로 편성의 강자들을 위협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눈여겨 봐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선수 중심의 이변전략을 세우는 것도 베팅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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