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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원아, 학원 가게 일어나야지” “응! 일어났어요” 딸아이가 답한다. 그리고 10분. “아침 먹게 어서 나와” “응, 알았어요” 그리고 또 10분. “그만 일어나라고!” 결국 언성을 높였다.
규칙적인 생활에 대한 일장 설교가 끝나자 딸아이는 생리통으로 배가 아파 좀 더 누워있었는데 아빠가 너무 몰라준다며 서러운 눈물을 흘렸다. 순간 꾸짖던 마음은 미안함으로 바뀌었다. 한의사인 나 자신도 사춘기를 맞은 딸의 생리통 앞에서는 그냥 무심한 아빠였다.
남성이 모르는 여성만의 대표적인 통증이 바로 ‘생리통’이다. 특히 청소년기의 소녀들은 생식기능이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생기는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비율이 높다. 하지만, 대놓고 말하기에는 껄끄럽게 생각해 그냥 진통제 한두 알로 대충 참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생리통’은 ‘월경곤란증’이라고도 한다. 엄밀히 말하면 생리통과 더불어 나타나는 여러 전신 증상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생리 때의 하복부 통증과 두통과 어지러움, 메슥거림, 구토, 요통 등의 증상과 불규칙한 월경, 무월경, 과다 월경 등의 증상을 포함한다.
월경 곤란증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눈다. 일차성은 자궁이나 난소에 특별한 원인 질환은 없는 경우이다. 생리 중에 자궁에 경련을 일으키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너무 많거나, 자궁 평활근이 너무 수축돼 나타난다.
이차성은 특별한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로 자궁내막이 나팔관이나 난소 등 주변 부위에 붙어 출혈과 통증을 일으키는 자궁내막증과 자궁근육에 덩어리가 생기는 자궁근종 등이 대표적 원인이며, 방치하면 임신하기 힘든 ‘난임’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좀 더 체질적인 원인까지 고려한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오래되면 기운과 혈액순환이 좋지 못해, 자궁에 어혈이 생겨 생리통이 생긴다. 또, 선천적으로 체질이 약하거나 만성피로가 심하면 혈액이 부족해지고 간장, 신장의 기운이 약해져 생리기간 중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증상이 생긴다.
추위를 잘 타고, 손발이 차고, 찬 음식을 과식하는 경우에는 자궁이 너무 차가워져 통증이 생기고 생리혈이 덩어리져 나온다. 이러한 체질과 생리의 양상을 고려해 침이나 뜸, 한약처방을 사용하면 막힌 기혈을 풀어주고 혈액을 공급하며 자궁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으로 치료도 가능하다.
2018년 한 해 충청북도와 충청북도 한의사회가 협력해 도내에 거주하는 청소년 중 월경곤란증으로 고생하는 20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한의원에서 치료하고 지원해주는 ‘월경곤란증 청소년 한의치료 지원사업’을 실시했다. 참여 인원 중에서 92%가 한의치료를 받고 생리통이 감소됐다고 답했고, 64%는 한약치료, 29% 침구치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2019년에도 사업을 계속할 예정이며 충청북도 보건당국과 도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로 혜택을 보는 청소년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남모르는 고통을 개인의 문제로 ‘무심히’ 넘길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나서서 돕는 것은 청소년의 미래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전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거기에 우리의 한의학은 체질을 중시하고, 예방의학적 방면에 장점이 뛰어나므로 우리 손으로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준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인구절벽의 위기에서 미래의 건강한 모성을 지키는 이런 사업에 충청북도 외에도 국가 전체가 나선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밝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김동완 충청북도 한의사회 홍보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