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매직’은 2019년에도 계속 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018년 마지막 A매치를 승리로 장식했다. 3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친선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준결승에서 만났던 필리핀을 만나 다시 한 번 승리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베트남은 최근 A매치 18경기서 9승9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2016년 12월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패한 후 2년 넘게 패배를 모르는 팀이 됐다. 2017년 박 감독 부임 후 치른 12경기에서도 7승5무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동남아시아 팀들과의 경기에서 쌓은 전적이긴 하지만 베트남의 기세가 대단한 것만은 분명하다.
필리핀전은 베트남이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전 치른 마지막 실전이었다. 유럽의 명장 스벤-고란 에릭손 감독이 지도하는 필리핀을 상대로 4골이나 넣고 다득점 승리했다. 승리하는 과정도 극적이었다. 전반에 2골을 넣고 앞서가다 연이어 실점해 2-2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다시 2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자신감을 갖고 아시안컵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로 향하게 됐다.
베트남은 박 감독과 함께 2018년을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3세 이하(U-23) 선수들이 출전한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했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 진출까지 달성했다. 베트남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스즈키컵에서도 10년 만에 정상에 섰다. 박항서 매직, 신화, 전설이라는 여러 표현으로도 부족할 정도로 화려한 성공을 이뤘다.
박 감독은 스즈키컵 우승의 기쁨을 누릴 시간도 없이 다음 목표를 준비했다. 바로 아시안컵이다. 베트남은 2007년 대회에서 8강에 오른 후 2011년, 2015년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07년엔 대회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 열려 유리한 점이 있었다. 이번엔 새로운 환경의 중동에서 전혀 다른 차원에 도전에 나선다. 1차 목표는 16강 진출이다. 베트남은 이란과 이라크, 예멘 등과 함께 D조에 포함됐다. 이란은 잡기 어려운 상대지만 이라크와 예멘은 충분히 해볼 만한 팀이다. 베트남이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뒤진다고 보긴 어렵다. 기술과 속도, 공격력 면에서는 오히려 낫다는 평가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봐도 이라크가 88위, 베트남이 100위, 예멘이 135위다. 베트남 순위가 예멘보다 높고, 이라크와의 간격은 넓지 않다. 게다가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이상 수준의 조직력을 갖춘 팀이다. 실제로 스즈키컵 결승에서 격돌한 말레이시아의 탄쳉호 감독은 베트남에 대해 “선수들의 개인기량은 말레이시아가 낫지만 조직력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팀 전체의 힘이 매우 강한 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개인이 아닌 팀 전체의 케미스트리가 좋은 팀이라 경쟁력이 있다. 조 2위도 넘볼 수 있고, 3위만 해도 성적에 따라 조별리그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16강 진출은 충분히 도전할 만한 목표다. 박항서 매직 시즌2가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