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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축구 명가’가 침몰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6일(한국시간) 오전 5시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로 승리하고도 홈에서 네 골을 내리 내주면서 합계 스코어 3-5로 탈락했다. 경기 시작부터 불안했다. 아약스의 전방 압박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이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전반 18분과 후반 17분 추가골을 허용하면서 0-3으로 끌려갔다. 후반 24분 한 골을 만회했지만 득점 직후 곧바로 실점하면서 추격 의지를 상실했다. 결국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을 사실상 무관으로 마치게 됐다. 국왕컵(코파델레이)에서는 이미 4강에서 바르셀로나에 패해 탈락했다. 라 리가 우승 꿈도 멀어졌다. 바르셀로나는 물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도 밀려 3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와의 승점 차는 12에 이른다. 현실적으로 남은 경기에서 이를 뒤집기는 힘들다. 레알 마드리드의 부진은 각종 굴욕적인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먼저 이번 경기에서 패하면서 홈 4연패를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네 경기를 내리 진 것은 15년 만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지로나와 아약스를 상대로도 무릎을 꿇으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3일에는 87년 동안 우세를 점해왔던 ‘엘 클라시코’의 역대 전적이 뒤집히는 치욕을 맛봤다.
‘명가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후 레알 마드리드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먼저 지네딘 지단 감독이 떠났다. 오랜 기간 팀의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그러나 이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지단 감독의 후임으로 낙점받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선임 과정부터 잡음이 일었다. 러시아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스페인 축구대표팀에서 경질된 후 어정쩡한 모양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결국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긴 채 초라하게 물러났다. 이후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부임했다. 그러나 솔라리는 이렇다 할 지도자 경험이 없는 검증되지 않은 감독이다. 침체된 분위기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오랜 기간 팀의 핵심 멤버로 활약해온 호날두의 공백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거물급 영입’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예상대로 화력에 문제가 생겼다. 바르셀로나가 라 리가 26경기서 66골을 넣는 동안 레알 마드리드는 43골을 터뜨리는데 그쳤다. 리더십과 화력의 부재는 최악의 부진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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