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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 모르면서 오직 음악에 대한 동경만을 품고 있던 중학교 3학년 남학생 두명이 다짜고짜 찾아간 곳은 홍대 앞이었다. 겨울방학이었고, 무척 추운 날이었다.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해보겠다는 의욕만 있을 뿐 이들이 음악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었다. 엠프 한대, 음악 반주(MR)만을 갖고 생애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심지어 마이크도 없이 육성으로 공연을 했다. 한명은 노래, 다른 한명은 랩을 했다.
박진영의 ‘난 여자가 있는데’,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씨 오브 러브’, 지오디의 ‘어머님께’ 등 세곡을 부르고 이들이 받은 돈은 2000원이었다. 이 돈으로 이들은 1000원짜리 김밥 2줄을 사서 사이 좋게 나눠먹었다. 팀 이름도 없이 활동하던 두 학생은 1년여 동안 약 30~40여 차례 버스킹을 한뒤 자연스럽게 해체수순을 밟게 된다. 지난해 ‘K팝스타2’에 함께 참가해 톱4까지 오른 그룹 이천원의 얘기다.
◇‘일도&효빈’ 팀명이 ‘이천원’으로 바뀐 사연은?
1990년생 동갑내기 친구 김효빈(보컬)과 김일도(랩)이 고1 때 이후 음악적 교류가 없다가 6년여 만에 다시 뭉치게 된 계기도 재미있다.
“우리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그냥 술친구였을 뿐이다. 나는 실욤음악과를 다녔는데 나 혼자 노래만 해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팀이 필요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내게 팀이라 하면 이 친구 뿐이었다.”(김효빈)
“나는 대학교 일반 학과를 다니며 술집, 카페, 구둣가게, 당구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집에서 혼자 음악 공부를 해왔다. 갑자기 효빈에게 ‘K팝스타2’에 나가자는 얘기를 듣고 고민을 했다. 예선날이 하필 내가 해외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생애 첫 해외여행이라 포기할 수 없었다. 저녁 비행기로 출발하는 일정이라 효빈에게 ‘아침에 오디션을 볼 수 있음 함께 하겠는데 시간이 겹치면 나는 비행기를 타고 떠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예선이 선착순으로 진행돼 우리는 오전 7시부터 줄을 섰다. 나는 짐가방을 들고 예선장에 갔다. 다행히 예선을 치르고 비행기를 탔는데, 나중에 외국에서 효빈에게 붙었다는 국제전화를 받았다. 신기했다.”(김일도)
예선장에서 지원서에 ‘팀명’을 적으라는 말을 들었을 때 김효빈이 떠올린 게 첫 버스킹에서 받은 2000원이었다. 그래서 이들의 팀명이 이천원이 됐다.“원래 ‘일도&효빈’이라 팀명을 지을 뻔도 했다. 그런데 효빈이 ‘이천원’이 어떠냐 하더라. 의미 있는 팀명이 될 것 같아 동의했다. 잘 지은 것 같다.”(김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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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과의 경쟁은 불가피’, “두배로 열심히 노력하겠다”
지난 4월 타이틀곡 ‘서울이 싫어졌어’가 담긴 미니 1집을 발표한 이천원은 어쩔 수 없이 악동뮤지션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보컬과 래퍼로 구성된 2인조인데다 같은 오디션 프록그램 출신이다. K팝스타2 우승팀 악동뮤지션은 이천원에는 강한 동기 부여를 주는 친구이자 경쟁팀이다.
“첫방송이 나간 뒤 악동뮤지션의 우승을 예상했다. 대중을 열광시키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악동 뮤지션은 어쿠스틱 그룹이니 생방송이 시작되면 개성이 약해질 줄 알았는데 끝까지 유지하더라. 굉장한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김일도)
비슷한 시기 앨범을 내며 자연스럽게 비교대상이 된 데 대해 부담감은 없었을까.
“비슷한 때 데뷔하니 반갑긴 했지만 암담한 소식이기도 했다. 사실 악동뮤지션과 비슷한 시기 데뷔는 피하고 싶었다.”(김효빈)
“악동뮤지션 찬혁에게 ‘앨범 출시를 한달만 늦춰라’고 하니 안된다고 하더라. 악동뮤지션과는 평소 친하게 지낸다. 찬혁이 ‘형, 랩 연습 더 해라. 나는 좀 늘었는데 형은 똑같다’고 구박하기도 한다. 말은 그렇게 해도 우리 음악을 스트리밍 해주며 ‘형네 음악 순위 올려주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당연히 가진 자의 여유다. 우리는 따라가는 입장이다. 두배로 열심히 해도 악동뮤지션을 따라잡을까 말까다. 열심히 하겠다.”(김일도)
‘이천원’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김호빈은 “우리팀은 솔직함이 장점이다. 다양성, 폭넓은 장르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김일도는 “우리는 만들어진 가수가 아니라 스스로 만든 팀이다. 아이돌보다 더 넓은 스펙트럼의 색깔을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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