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자진출석 [포토]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양성반응이 나왔어도, “마약 안했다”는 박유천의 쟁점은 무엇일까.

마약 투약 혐의의 박유천이 지난 26일 구속, 이틀만인 28일 경찰조사를 받았다. 구속 후 첫 조사가 벌어진 상황에서 과연 박유천이 기존의 입장을 번복할까가 대중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또한, 지금까지 경찰이 확보한 다양한 객관적인 증거자료들에도 불구하고 초지일관 혐의를 부인할 수 있었던 자신감은 무엇일까, 박유천의 속내가 과연 무엇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마약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던 박유천은 지난 17일과 18일, 그리고 22일 세차례 이어진 경찰조사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다. 앞서 공범인 전 여자친구 황하나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이 통신수사 등을 통해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마약 판매상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수십만원을 입금한 정황 등을 포착했음에도 박유천은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그런 박유천은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마약 반응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결국 쇠고랑을 차게 됐는데, 변호인 측에 따르면 마약을 하지 않았다는 그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해 지켜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박유천의 동생 박유환도 개인방송을 통해 “나는 여전히 형을 믿는다”는 발언을 해 상황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처럼 궁지에 몰리는 상황에도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는 박유천을 두고 관계자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기도 하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마약 사건들을 경험한 바로는 그정도 시간이면 마약이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을 자기편으로 만들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혐의를 부인했기 때문에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게 법정공방에서 유리할수 있다는게 전략일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박유천이 스타이기 때문에 취하는 행동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수사결과야 어찌됐든 스타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생각할수 있다. 대중앞에 서는 스타이기 때문에 끝까지 스타로서 팬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지키려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그게 일종의 팬들과의 약속이라고 믿는 것일수도 있다”고 봤다.

박유천의 일관된 모습이 그에게로 마음을 기울게 하는데 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일부 팬들은 수사당국에 대한 불신을 표명하며 박유천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박유천의 이같은 태도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되고 있기도 하다.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수사에 성실히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며 체포영장은 피했던 박유천은 구속영장은 피하지 못했다. 지난 26일 수원지법은 박유천에게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유천이 경찰조사에 받기 앞서 체모 대부분을 제모한 것이 증거인멸의 시도로 풀이됐고, 국과수에서 양성반응이 나왔음에도 줄곧 혐의를 인정하지 않아 구속됐다. 이 재판부는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로버트 할리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어 비교가 된다.

황하나와 대질조사 역시 취소됐다가 다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박유천은 지난 2∼3월 황하나와 함께 세 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5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필로폰의 일반적인 1회 투약량이 0.03∼0.05g이어서 두 사람이 약 0.3∼0.5g의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보는 경찰은 나머지 필로폰의 행방을 밝혀내고 여죄를 추궁하기 위해 필요하면 황하나와 대질 조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조사가 마무리되면 박유천은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사면초가에도 입장을 고수하는 박유천의 다음은 어떤 모습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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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