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출범한 프로당구 PBA투어 초대 챔피언에 오른 그리스 당구스타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가 지난 7일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강민구를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제공 | 프로당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징검다리 연휴를 거쳐 열린 국내 프로, 아마당구에서 외국인 참가자들이 빛이 났다.

국내 6번째 프로 스포츠 종목에 이름을 올린 프로당구 PBA투어에서는 ‘그리스 당구 황태자’로 불리는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36)가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필리포스는 지난 7일 고양 엠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프로당구 PBA투어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 결승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강민구(36)를 세트 스코어 4-3(15-8 3-15 15-7 11-15 12-15 15-8 11-9)으로 꺾고 우승 상금 1억의 주인공이 됐다.

세계캐롬연맹(UMB)랭킹 22위인 필리포스는 지난 2001~2004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3연패 주인공이다. 시니어 무대에서도 3쿠션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 등에서 모두 우승하면서 최정상급 선수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다가 2013년 세계선수권 준우승 이후 신경계 손상으로 오른손을 쓰지 못해 선수 생명 최대 위기를 맞았고 은퇴까지 고려했다. 그러나 주력 손을 왼손으로 바꾸는 불굴의 의지로 재기에 힘썼다. 그 결과 지난해 서울 당구월드컵에서 준우승 신화를 쓰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마침내 다시 한국 땅에 열린 PBA투어 개막전에서 챔피언에 오르면서 제2 전성기를 향한 길을 열었다.

그는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왼손으로 이뤄낸 우승이어서 더욱더 의미가 있다. 한국은 행운의 나라인 것 같다”며 “마이클 조던이 다른 손으로 슛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기분이랄까. 손을 바꾸는 건 엄청난 일이었고 슬럼프도 있었는데 2년 만에 극복한 것 같아서 기쁘다”고 감격해했다.

2019 KBF 슈퍼컵 3쿠션 토너먼트 여자부에서 우승한 캄보디아 스타 스롱피아비. 제공 | 대한당구연맹

아마추어를 관할하는 대한당구연맹(KBF)이 주최, 주관한 2019 KBF 슈퍼컵 3쿠션 토너먼트에 새롭게 등장한 여자부에서도 외인이 빛났다. ‘캄보디아 당구스타’ 스롱피아비(29·국내랭킹 1위)가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우승 상금 400만 원을 획득했다. 스롱피아비는 8일 서울 올림픽 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용현지(광명·6위)를 눌렀다. 하이런 7점, 에버리지 1.563을 기록하면서 16이닝 만에 25-9 완승했다. 데뷔 이후 처음 전국대회 결승에 진출한 용현지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스롱피아비는 4이닝만에 9점을 기록하며 9-1로 격차를 벌렸다. 5이닝부터 10이닝까지 4득점에 그쳤지만 11이닝 하이런 7점을 쓸어담으며 승기를 굳혔다. 16이닝까지 5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25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끝냈다. 반면 용현지는 초반 점수를 쌓았으나 7이닝부터 12이닝까지 연속 공타에 머물렀다.

스롱피아비는 만 20세이던 지난 2010년 충북 청주에서 인쇄사무소를 운영하던 김만식(58) 씨와 국제결혼했다. 이듬해 우연히 당구장에 갔다가 우연히 큐를 잡았는데 재능을 눈여겨본 남편 김 씨가 살림을 책임지겠다며 아내의 당구선수 변신을 도왔다. 당구에 푹 빠져 연습에 매진한 스롱피아비는 2014년부터 전국대회를 휩쓸더니 지난해 9월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다. 두달 뒤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영월동강배도 제패한 그는 국내랭킹 1위를 굳건히 했다. 6개월 만에 다시 슈퍼컵을 통해 전국대회 제패에 성공한 스롱피아비는 여자 3쿠션 간판스타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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