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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고(故) 이광종의 바통을 정정용이 넘겨 받았다.
17일 선수들과 개선한 정정용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은 지난 2006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을 시작해 13년 만에 세계 대회 준우승이란 결실을 맺었다. 그와 선수들이 이룬 쾌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광종 감독이 쌓아올린 유소년 지도자의 가치를 정 감독이 한 번 더 입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 시스템은 지난 2001년 출범했는데 이 감독과 송경섭 전 강원 감독 등 5명이 권역을 나누어 담당했다. 엘리트 선수로 재능을 막 선보이는 13~14세 선수들을 놓치지 말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한 때 외부에선 ‘현장을 떠난 지도자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오해하기도 했으나 이 감독, 정 감독처럼 ‘유소년 외길’을 걸어간 지도자들이 빛을 발하면서 그 결실을 보고 있다.
유소년 전임지도자들은 대부분 현역 시절 스타 출신이 아니다. 이 감독은 부천과 수원 등 프로에서 K리그 총 266경기를 뛰었으나 A매치 기록은 한 번도 없다. 정 감독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프로에서 뛴 적이 없고, 실업팀 이랜드에서 6년간 생활한 것이 전부다. 화려한 조명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더 낮은 자세로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며 성공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이 감독은 2009년 U-17 월드컵 8강, 2011년 U-20 월드컵 16강, 2013년 U-20 월드컵 8강에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궈냈다. 지병으로 2016년 9월 별세해 축구계를 안타깝게 했으나 이 감독 아래서 코치를 하던 정 감독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기원을 열어젖혔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두 차례나 역임했던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이 감독과 정 감독을 관통하는 코드가 있다. 바로 기다릴 줄 아는 지도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소년을 가르치기 위해선 당장 하나를 지도해서 하나를 얻는 식이 아니라 꾸준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결실을 찾는 스타일이 필요하다. 또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두 감독이 바로 그렇다”고 했다. 정 감독의 성공으로 이제 더 많은 유소년 스페셜리스트들이 큰 꿈을 꾸게 됐다. 현역 시절 스타가 아니라도 명장을 바라볼 수 있는 지도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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